보수규정 멋대로 바꿔 재계약 등 부정행정처리

[제주신문] 제주에너지공사가 감사위원회의 보수규정 개정 요구를 무시한 채 규정을 멋대로 개정하고 풍력발전기 화재 사고조사와 원인규명 등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나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

23일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후 제주에너지공사에서 추진한 업무 전반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부정한 행정처리 27건에 대해 기관경고 1건, 징계 2건, 주의 10건 등 총 13건의 처분을 요구했다.

감사 결과 제주에너지공사는 경력직으로 채용된 기관 소속 3명에 대해 경력환산표를 잘못 적용해 호봉과 연봉을 과다 산정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에너지공사는 사규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불리한 내용을 모두 삭제한 엉터리 보수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이사회 심.의결과 2회에 걸쳐 도지사 승인을 받고 개정한 데다 개정된 보수규정을 이미 근무하고 있는 직원 7명에게 소급 적용해 금전적 특혜를 준 것으로 밝혀졌다.

에너지공사는 풍력발전단지 내 건설한 변전소와 풍력제어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변전소와 풍력제어실을 사용승인도 없이 무단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촉진법에 따르면 공유재산인 풍력발전단지 부지 내 영구시설물을 축조할 경우 조례 제정과 절차를 정해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어 영구시설을 축소해야 된다. 또 건축물은 사용승인을 받은 후 사용하는 등 적법하게 추진해야 한다. 이는 공기업이 법을 무시한 채 시설을 무단 사용한 셈이다.

더구나 제주에너지공사는 지난해 7월 7일 오후 1시께 풍력발전기 1호기에 발생한 화재에 대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해야 하는데도 풍력발전기 제작사가 포함된 합동현장조사반이 제시한 의견 내용만으로 화재조사 결과 자료를 만들어 정밀조사 없이 서둘러 조사를 종결했다.

때문에 풍력발전기 화재 발생 원인이 풍력발전기 제조사의 기계적 결함에 의한 것인지, 풍력발전기 유지관리 소홀 등으로 인한 것인지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해 제작사에 특혜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화재조사 결과 발표 내용에 대한 논란을 야기했다고 감사위는 지적했다.

에너지공사는 이밖에 풍력발전단지 조성과정에서 나온 토사를 ‘토석정보공유시스템’에 등록해 공공자산으로 재활용하도록 관리해야 하지만 지난 2014년 6월 풍력발전단지 공사 착공 당시 발생한 사토(암) 2만9447㎥를 인근 석산업체에 임의 제공해 운반비용 1억2500여만원의 공공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에너지공사는 3월부터 7월까지 전국 340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경영목표 달성도, 기업의 경제성과 공공복리 증진, 고객서비스 등 7개 유형별 추진 실적에 대한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