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제주도감사위원회의 제주에너지공사에 대한 감사 결과를 보면 도대체 에너지공사가 지방 공기업인지를 의심케 한다. 제주에너지공사의 부실하고 방만한 운영은 위법성 여부 이전에 상식적으로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의문투성이다. 도감사위는 2013년 이후 제주에너지공사가 추진한 업무 전반을 종합감사하고 부정한 행정처리 27건을 적발했다. 하지만 징계처분 요구는 기관경고 1건, 징계 2건, 주의 10건 등 13건에 그쳤다. 역시 도감사위는 제주에너지공사 감사에서도 솜방망이 처분을 선택했다.
경력직 체용직원에 대해 호봉과 연봉을 과다 산정해 예산을 낭비했고, 사규심의원회를 거치지 않고 불리한 내용을 삭제한 보수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이사회 심의 의결을 거쳐 제주도지사의 승인을 받아 적용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결국 도지사까지 엉터리 보수규정 개정에 동참한 셈이다. 어디 그 뿐인가. 풍력발전단지 내 변전소와 풍력발전 제어실을 행정기관의 사용승인을 받지 않고 무단 사용했으며, 화재피해를 본 풍력발전기의 화재사고 원인에 대해 정밀조사를 하지 않고 조사를 종결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에너지공사는 풍력발전단지 조성 현장의 사토(암) 2만9447㎡를 공공자산으로 재활용하지 않고 인근 석산업체에 임의 제공하고 운반비용 1억2500여 만원을 부담하면서까지 사적 용도에 사용토록 해 공공자산과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분은 감사로만 그칠 사안이 아니다. 더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하려면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