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제주칼럼
동굴음악회<김순진>
김순진  |  webmaster@jejupres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9.08.28  09:00:0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고 다스리며 성장시킨다. 좋은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이거나 어느 여행지에서 걷고 있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날카로운 소리나 빠른 템포의 음악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태교음악을 듣고 자라난 어린이는 유순하고 지적인 사고를 하는 반면에 공사장이라든지 소음이 많은 곳에서 잉태된 아이는 행동이 부잡하고 소란스럽기 쉽다. 바다는 지구상의 만물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가장 큰 자궁이다. 바다가 음악을 듣는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지난해 가을, 제주도에 다니러 갔다가 제주 출신인 고정송 시인과 김순두 선생을 만나 식사를 함께 한 일이 있다. 그 자리에서 김순두 선생은 필자에게 제주의 동굴음악회에 대하여 아느냐 물었다. 물론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더니 더욱 반가워하며 내년 여름에 꼭 오라고 초대의 말씀을 해주셨다.
동굴음악회는 제주 우도에 있는 고래콧구멍동굴(경안동굴)에서 1997년 9월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1992년. 제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던 성악가 현행복 교수는 당시 성악 실기 수업을 받는 교실과 연습실의 열악한 조건으로 인해 소리가 과장되게 들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여 동굴이란 자연 공간을 고안해 냈다. 이후 현 교수는 동굴에서 직접 자신의 소리로 숱한 실험을 시도, 자연스런 소리내기란 동굴과 같은 자연 공간이 적절하다는 확신을 가졌으며 특히, 예비 예술가들인 학생들이 무대에 서는 힘을 키우는 데도 동굴은 좋은 환경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동굴소리연구회를 조직, 제주도내 각 지역의 동굴을 답사한지 5년 만인 1997년 9월 처음으로 우도 고래콧구멍동굴에서 동굴음악회를 주관 개최하여 시작되었다. 우도 고래콧구멍동굴은 검멀래 모래사장 끄트머리 절벽 아래에 있는 해안 동굴로, 커다란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썰물이 되어야만 입구를 통해 동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제주도민들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주의 전통 민요와 동굴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해 개최하는 음악제인데 이제는 널리 알려져 제주도의 우수한 자연 환경이 실재함을 대변하는 문화 행사이며, 제주만이 갖는 고유한 문화예술적 전통을 새로운 각도에서 재해석하여 시도한 체험이벤트이기도 하다.(자료출처:제주시디지털문화대전)

우리나라 최초의 신체시는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이다. 그 첫 연을 읽어보면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때린다, 부순다, 무너뜨린다./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때린다, 부순다, 무너뜨린다./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라면서 파도가 부서지는 모양과 보는 이의 마음을 재미있고도 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파도의 배짱과 파도의 동심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아마도 제주 우도의 경안동굴(고래콧구멍동굴)에 부딪쳐 일어난 파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굴음악회가 벌써 금년 9월이면 13회를 맞이한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13년 동안이나 사람의 마음을 우려내 바다에게 들려주었으니 필시 바다의 마음도 유순해지고 아름다워져서 더욱 아름다운 바다생물을 잉태하고 키워낼 것이다.
파도도 말을 할 수 있을까? 파도는 춤을 추는 것일까? 파도는 정말 화가 난 것일까? 파도도 노래를 부를까? 모두 맞다. 모두 사람에게 배웠으니 말이다. 멀리 하얗게 부서져가는 파도의 음계를 바라보라. 바다는 분명 살아 있다. 그리고 자유를 향해 끊임없이 온 몸을 움직이고 있다. 바다는 정직하다. 정의로우며 때에 따라서 목숨을 걸고 자신의 품에 안은 듯 배를 인도한다. 그러면 바다의 이 많은 지혜와 생각들은 누구에게 배운 것일까? 두말할 나위도 없이 인간에게 배운 것이다. 사람들이 성을 내는 횟수에 비례하여 파도가 거세지거나 바람을 일으킨다. 그러나 제주 우도의 경안동굴에서 열리는 동굴음악회의 연주를 듣고 나간 파도는 유순할 대로 유순해져서 온 세상에 제주의 아름다움을 알리며, 세상의 아픔을 제주의 순박함으로 치유하고 돌아올 것이다. 이제 며칠 후면 동굴음악회가 열릴 것이다. 정말 가고 싶은 음악회다. <김순진/수필가.스토리문학발행인>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김순진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311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공로 9-1(도두일동)  |  대표전화 : 064)744-7220  |  팩스 : 064)744-7226
법인명: ㈜제주신문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제주 아 01014   |  등록일 : 2007년 10월 24일  |  대표이사:전아람  |   발행인:전아람
편집인:전아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아람
Copyright 2011 제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press@jeju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