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감귤생산농가들의 최대 관심사인 올해산 노지감귤 첫 경매가 3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종합도매시장을 비롯한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 등에서 실시됐다. 다행히 첫 경매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지만, 올해도 상품감귤 출하가 전제되지 않으면 제값 형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가락동시장에서 이뤄진 노지감귤 첫 경매에서 10㎏ 기준 최고가격이 2만6000원에 형성된 반면 최저가격은 8000원에 불과했다. 평균 경락가격이 1만6800원으로 지난해 첫 경매가격보다 5.6% 높게 형성된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최저가와 최고가의 편차가 3곱절 이상 크다는 것은 올해 제주산 감귤가격이 안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고로 볼 수 있다. 역시 관건은 상품성 감귤만 엄선해 시장에 출하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상품에 비상품 감귤을 혼합할 경우 가격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구나 올해 노지감귤은 품질이 예년만 못해 비상품 감귤이 차지하는 비율이 아주 높다. 총 생산예상량 54만4000t 중 소과비율이 약 20% 선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산 9.2%보다 갑절 이상 웃도는 예상 물량이다. 물론 농가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비상품 감귤도 시장에 출하해 한 푼이라도 더 소득을 올리고 싶겠지만 작은 것에 집착하다가 큰 것을 잃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 모든 생산농가가 소탐대실(小貪大失)하지 않고 오직 상품만 출하하는 정도(正道)를 견지한다면 제값 받기는 저절로 이뤄질 것이다.
이미 지난달 29일 노지감귤 크기가 49㎜ 이하인 극소과 2.7t을 유통하려던 서귀포시 소재 선과장 2곳이 적발돼 과태료 처분(277만여원)을 받았다. 이런 형태의 비양심이 난무하면 상품감귤 가격마저 추락하게 된다. 올해는 정말 모든 노지감귤 생산농가와 선과장, 상인 모두 한마음이 돼 상품만 출하함으로써 고소득 원년이 되는 해가 돼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