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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양금희>
양금희  |  webmaster@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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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9.1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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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감동시키는 일이란 어려운 일일까. 물론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는 사람인 경우는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매우 사소한 것으로도 감동을 주고 받을 수 있다.
더위에 지쳤을 때 시원한 물 한잔, 아이스크림 하나 내미는 일, 추울 때 붕어 빵 한 봉지 내미는 일처럼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히 따스한 마음을 전할 수 있다. 아무리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될 때 의미가 있고 기쁨이 될 것이다.
도시락으로 인해 나눔이 주는 기쁨으로 행복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옆집 가게 사장님께서 도시락을 갖다 주신다. 도시락을 보는 순간 그 화려함과 정성에 놀랐다. 예쁘게 꼬치 낀 소라 산적을 비롯하여 더덕은 편처럼 썰어져 있고 청각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져 있다. 작은 전복구이가 여러 개가 들어 있다. 그리고 누두 김밥이라 불리는 김밥은 깻잎, 우엉, 단무지, 어묵, 맛살, 부추, 계란 등이 정성스럽게 배열되었고 모양과 맛이 일품이다.
도시락의 화려함도 화려함이지만 만든 사람의 정성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그 따스한 마음과 배려의 마음이 사장님을 통해 내게도 전달이 되어왔다.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하여 여쭤보았다. 도시락은 근처 초등학교 학부모님께서 그 집 자녀가 현장학습 가는 날이라서 아이 것을 만들면서 학교 선생님과 가게 사장님 것까지 준비해서 보낸 것이라 한다.
아이들에게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는 뜻을 담아서.
사장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오가는 이에게 인사가 철저하신 분이시다. 빗자루를 들고 이웃도로까지 청소하는 것은 기본이고 언제나 밝고 명랑한 인사로 인해 주변을 활기에 넘치게 하신다. 그분의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가게 앞을 지나는 아이들은 인사를 자연스럽게 건넨다. 가게의 유리창에는 하얀 종이 위에 “나는 날마다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고 크게 쓰여 있어서 주인을 모른다 하더라도 긍정적인 성격을 엿볼 수 있다. 또 입구의 한 쪽 벽에는 “대단한 00학교”라고 써서 그 학교 아이들에게 대단한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다. 가게 안 천정의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는 “꿈은 이루어진다”고 크게 써서 걸어 두었다. 한참 꿈이 많을 아이들에게 글귀 하나가 꿈의 씨앗을 마음에 심어 뿌리를 내리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먼저 인사하지 않아도 먼저 인사를 함으로서 아침이나 학교가 끝날 무렵의 가게 앞은 경쾌하고 활기찬 아이들의 인사가 넘쳐난다.
물건을 파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아이들을 배려하고 아끼는 그 분의 마음이 학부모의 마음에 닿아 도시락을 싸서 보내게 하였을 것이다. 가끔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가게에 들르면 다른 가게에서 볼 수 없는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이 가게 안을 밝게 비추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틈틈이 책을 보고 자기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나 칭찬에 인색하지 않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거울이 되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만 거울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락을 싸고 답례를 한 학부모에게도 그분의 긍정적인 방식의 어떤 부분들은 거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어렸을 적에 아파서 병원에 며칠 입원한 적이 있었다.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온 친구는 엄마가 잘 먹어야 된다며 도시락을 준비해 왔다. 그저 집에 있는 것들을 가지고 왔다고 했지만 그것은 마음을 담은 감동적인 선물이었다. 화려한 반찬은 아니었지만 도시락을 정성껏 준비했을 친구의 예쁜 마음만으로 매우 큰 위로와 함께 응원의 메시지가 전해졌다. 생각지도 못한 친구의 예쁜 마음을 담은 도시락은 오랜 기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종종 감동을 불러온다. 서로가 번갈아 가며 도시락을 싸다 주며 위로가 되어 준 것은 화려한 도시락이 아니었다. 하지만 감동을 불러오는데 손색이 없는 너무도 따뜻한 선물이었다. 그래서 도시락으로 받았던 감동을 친구가 심한 감기몸살에 시달리고 있을 때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 하여 죽과 반찬 몇 가지를 만들어서 내가 받았던 기쁨을 되돌려 주었더니 친구는 종종 그날의 감동에 대해 이야기 하곤 한다.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웃으로 인해 티베트 속담을 생각해 본다. “앞에 놓인 삶을 향해 미소 지어 보라. 미소의 절반은 당신의 얼굴에 나타나고 나머지 절반은 친구들의 얼굴에 나타난다”.<양금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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