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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방법<김순진>
김순진  |  webmaster@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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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9.3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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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나의 인사법은 특이하다. 나는 한 가지도 같은 인사가 없다. 밥을 먹고 만나는 사람에게는 “점심 맛있게 잡수셨어요?”라 묻는다. 전철에서 만난 사람에게는 “전철 안이 덥지요?”라 묻고 서점에서 만난 사람에게는 “요즘 볼 만한 책이 무엇입니까?”라 묻곤 한다. 며칠 전 강원도 영월에 있는 고씨동굴에 다녀왔다. 일행 중에 고씨 성을 가진 시인이 있어서, “조상님 살던 집에 다녀오니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 웃은 적이 있다.
나의 이러한 인사법은 아버지께 교육받은 결과다. 어린 시절, 하굣길에 어른을 만나 “안녕하세요?”라 인사하면 아버지는 곧바로 야단을 치셨다. “아, 이 녀석아, 논에서 인사를 하면 농사가 잘 되었느냐?” 장에서 만나면 “무얼 사셨느냐?” 방에서 만나면 “구들장이 뜨끈뜨끈 하네요.” 밥을 얻어먹으면 “아주머니 된장이 제일 맛있어요.” 그렇게 그때그때 달라야지 어떻게 한 마디로 “안녕하세요?”라고만 묻느냐는 말씀이셨다.
지금 생각하니 아버지가 가르쳐주신 인사법으로 내가 작가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인사법 중에 가장 편한 인사법이 있으니 자연을 견주어 인사하는 방법이다. “비가 많이 와서 큰일이네요.”, “더위에 닭이랑 토끼는 괜찮으신가요? 어르신도 더위 잡숫지 말고 쉬엄쉬엄 일하세요.”, “눈이 안 와서 큰일이네요. 눈이 많이 와야 봄에 못자리 할 때 물이 많은데…….”

요즘 아이들이 하는 인사말, “안녕하세요.”와 “안녕히 계세요.” 만으로는 우리들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위로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어떤 아이는 초상집에 가서도 “안녕하세요?”라 묻거나, 길에서 헤어지면서 “안녕히 계세요”라 인사하는 경우를 본다. 분명 병중에 들어서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하는데, 안녕하세요라 인사하는 것은 약 올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도 길이나 버스에서 만나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한다면 거기에 살라는 말인가?
우리들의 인사방법은 안녕을 묻는데 멈추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에는 그 많은 우리말의 어휘력이 불쌍하다. 적재적소에 해야 할 말을 해야 바른 인사법이다. 배고픈 시절에는 ‘밥 먹었느냐’가 최선의 인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절은 지났다. 이젠 건강이나 패션에 눈을 돌려야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상대방에게 ‘머리 스타일이 달라졌느니, 날씬해졌느니’ 하고 인사하는 것은 인사를 받은 사람이나 하는 사람 모두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때그때 달라요.”란 유행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우리의 인사방법도 그때그때 달라야 한다.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는 말을 물어보는 것은 최선의 인사법이다. 때론 상대방을 모를 땐 계절의 아름다움을 비유해서 “원피스가 담장을 넘고 있는 유월의 장미 같아요.”라든지 “선생님 와이셔츠가 가을 평원을 달리는 얼룩말 닮았어요.”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글을 쓰는 사람에겐 글이 좋다. 미술을 하는 사람에겐 선생님 미술세계는 만날수록 깊이가 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겐 음식을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축구를 하는 사람에겐 그때 슈팅이 들어가진 않았지만 내가 지금까지 본 슈팅 중에 제일 멋있었다. 꽃꽂이를 하는 사람에겐 꽃보다 선생님이 꽃을 꽂는 솜씨가 좋아 꽃을 산다. 옷을 파는 사람에겐 이 옷 가게에서 옷을 사 입기만 하면 왠지 기분이 좋아져서 일이 잘 된다. 이 과일가게 포도는 둘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모를 만큼 맛이 있다. 등으로 인사를 건네 보라. 아마도 포도 한 송이가 덤으로 올 런지 모르겠다.
그때그때 다른 인사법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도 하지만 나의 말솜씨를 더욱 세분화하여 다양한 어휘력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인사법을 다양하게 습득해간다면 논술공부 따로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평소 습관이 논술공부고 작문실력이지.<김순진/수필가.스토리문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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