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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 지방자치단체가 하는 일은 주민 복지와 건강증진부터 지역개발까지 아주 다양하다. 특히 특별자치도인 제주도는 무려 4500여 건의 중앙권한을 이양받아 집행하고 있다. 다른 광역단체에 비해 더 방대하고 막중한 권한이 제주도지사에게 부여됐다.
중앙 권한의 대폭 이양은 제주도지사의 책임아래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성공시키고 자체적으로 도민의 삶의 질을 높여나가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렇다면 역대 도정과 현재 원희룡 도정이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추진했을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가 않다.
실망스러운 정책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관광개발 명분의 난개발로 인한 환경훼손, 인구와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에 대비하지 못한 안이한 쓰레기 처리정책과 하수도 정책이다. 역대 도정이나 현 도정 모두 성과주의에 빠져 난개발에 집착하는 사이에 주민과 밀접한 쓰레기 정책과 하수도 행정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잘못된 쓰레기·하수도 행정
지금의 쓰레기 처리난은 2010년 이후 제주도 인구가 현재 65만명으로 20% 이상 늘고 연간 관광객이 1500만 명으로 갑절 가까이 증가한데 따른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원 도정은 마치 쓰레기 처리난 책임이 주민들에게 있는 양 요일별 쓰레기 배출제를 도입해 주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종량제 봉투가격 큰 폭 인상과 무단배출시 과태료 인상 등을 통해 처리비용의 상당 부분을 주민들에게 부담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행정은 삼척동자도 할 수 있다. 예견된 쓰레기 처리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일이 커지자 부랴부랴 주민들에게 쓰레기를 줄이고, 지정해 준 날과 시간에만 배출하라니 독선적·일방적 행정행위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내년 5월부터 상·하수도 요금을 현실화하겠다며 각각 4.3%, 27%를 올리려 하고 있다. 특히 하수도 요금은 최근 5년간 세차례에 걸쳐 무려 51%나 대폭 인상했다. 역시 늘어난 하수도 관리비의 일정 부분을 주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쓰레기와 하수도 과부하는 늘어난 관광객이 가장 큰 요인이지 도민들이 쓰레기를 더 많이 배출해서가 아니다. 원 도정은 사실상 주민들에게 전가하는 쓰레기 처리 및 비용 부담과 상·하수도 요금의 대폭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
행정편의보다 주민편의 중시해야
사실, 제주지역은 이미 곳곳에 클린하우스가 설치돼 있어 종전처럼 분리배출만 잘 하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른 지방처럼 집 앞에 쓰레기를 내놔 수거해 가는 형태라면 요일별 배출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품목별 쓰레기를 버리도록 한 클린하우스 시설이 있는데 굳이 요일별 배출을 강요할 이유가 없다.
아울러 현행 일주일 단위 7단계 요일별 배출을 2단계 정도로 축소하고 오후 3시∼자정까지의 배출시간도 종전대로 24시간 운영체제로 환원해야 한다. 대신에 지난 6년 동안 충원되지 않은 환경미화원 (412명)을 최소 5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예산 탓을 하며 행정이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주민들에게만 이래라 저래라 행정명령을 하듯 해선 안 된다.
고도의 지방화시대는 주민들의 뜻이 만족할 정도로 행정에 반영돼야 실현될 수 있다. 지금 원 도정은 권위주의에 가까운 행정을 펴고 있다. 먼저 정책부터 결정한 후 주민의견을 듣는 요식행위식 행정은 주민을 위한 진정한 지방행정이 아니다. 그 동안 잘못된 행정으로 현실화가 늦어진 상·하수도 요금 역시 주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게 아니라 예산확보 등 행정력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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