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신문] 원희룡 지사가 제주 미래 비전의 핵심 가치를 ‘청정과 공존’으로 제시한 것은 환경제주의 중요성에서 비롯됐다. 원 지사는 아예 도정목표를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로 내걸었다. 제주도정이 이러한 목표대로만 간다면 환경파괴 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원 도정은 청정 슬로건 따로, 환경훼손 개발 따로의 모순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청정과 공존’은 대규모 개발에 따른 도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속임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최근 제주도가 발표한 ‘2016 제주사회 조사 및 사회지표 결과’는 환경오염에 대한 도민들의 우려가 잘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9~10월 도내 3000가구주 및 15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한 제주사회 조사에서 소득과 소비, 노동관련 부분은 이전보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거, 교통, 공해 등 생활여건 부분은 만족도가 오히려 감소했다. 전체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섰으나 1가구 2주택 이상 소유가 포함된 것으로 실제 보급률은 55% 안팎에 불과하다. 더욱이 귀농귀촌 등 이주민이 급증하면서 주택난은 더 심화되고 있다. 교통난도 급격한 인구 유입과 관광객수에 대비한 정책을 펴지않아 혼란을 키우고 있다. 미리 대중교통을 주민편의 위주로 개편만 했어도 지금의 극심한 교통난 해소가 가능했을 것이다.
원 도정의 제2공항, 신항만, 오라관광단지 개발 집착은 더 우려스럽다. 단언컨대 제2공항을 개발하면 제주의 환경 가치는 지금의 50% 아래로 추락하고 만다. 현재 제주공항과 함께 2공항을 통해 유입될 인구가 연간 4500만명(관광객 약 3000만명 포함)을 넘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연간 2500만명(관광객 1600만명 포함)의 항공수요만으로도 관광객 수용·이용시설로 인한 해안과 중산간 파괴가 심각한 상황인데, 이 보다 갑절 이상 많은 관광객이 물밀듯이 들어올 경우 제주환경은 대부분 망가져 거덜나게 된다. 이 때 세계자연유산, 세계7대 자연경관은 옛말이 되고 말 것이다. 원 지사는 재임 중 제주의 환경을 훼손하고 파괴한 최악의 지사로 남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 그것은 자신이 내세운 제주의 가치인 ‘청정과 공존’에도 위배된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