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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천(山地川)
박근영  |  webmaster@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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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0.1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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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山地는)’ 땅이름이며 ‘산이 있는 땅’을 뜻한다. ‘산지 사람’ 할 때 ‘산지’는 ‘건입동’을 통칭하기도 하며, ‘산지물’이 있는 부근의 마을을 뜻하기도 한다. ‘가락?물’은 ‘산지물’의 다른 명칭이다. 『탐라지』에 의하면, “가락천은 제주읍 동남쪽 성 밖에 있다. 큰돌 밑에 구멍이 있어 물이 솟아나는데 깊이가 한길이나 된다. 성중에 물이 없어 성안 사람들은 따로 겹성을 쌓아 이곳에서 물을 길었다. 지금은 성안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가락?내’는 ‘산지내’, ‘산지천’, ‘산저천’, ‘가락천’, ‘가락귀천’으로 부른다.
원래 산지천은 오등동 남쪽 한라산에서 발원하여 지금의 제주시를 가로질러 흐르면서, 아라1동과 아라2동, 이도1동과 이도2동, 일도1동과 일도2동과 건입동 경계를 이루면서 건입포, 즉 지금의 제주항으로 흘러 들어간다.  물이 얼음처럼 차서 예로부터 제주시내 사람들이 한여름에는 이물로 몸을 씻어 더위를 잊었다 하며, 은어가 많아서 이를 잡아 진상했다고도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가물면 마르고 비가 오면 넘친다.” 『탐라지』에서는 “가락천 하류에 있는데 2리쯤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그리고 『탐라지초본』에서는 “산저교가 있는데 영조 때 김정 목사가 광제교라 개명하고 다리 위에 있는 지주암에 조천석이란 세 글자를 새겨놓았다.”고 한다.
제주상권의 중심지인 산지포구는 1960년대부터 남수각에서 용진교까지 6백60m를 복개해 상가건물을 형성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산지천은 생활하수와 각종 쓰레기로 오염되어 악취가 진동했다. 이에 시민들이 죽어버린 산지천을 문화와 역사가 흐르고 옛 선비들의 정취가 살아있는 모습으로 되살리자는 뜻을 모아 1995년부터 복원사업을 시작하여 2002년 맑은 물이 흐르는 전국 최초의 자연하천으로 복원됐다.  2005년에는 ‘제1회 아름다운 하천가꾸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산지천을 벤치마킹하여 청계천을 성공적으로 복원하기도 하였다.
성공적으로 복원된 산지천은 아늑한 산책로와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거리, 빛의 거리로 태어났다. 하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산지천은 주간에는 청소년들이 맘껏 끼를 펼칠 수 있는 문화의 광장으로, 많은 예술향연이 치러지는 거리로 거듭나고 있으나 젊음의 거리가 없다. 청소년들이 즐기고 머물고 볼 수 있는 곳이 없고 한 순간 공연이 끝나면 모두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버리고 만다. 또한 건입동에서 추진하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지만 뚜렷하게 내세울만한 것이 없으며, 야간에 볼거리가 없는 게 현실이다. 빛의 거리를 이용하여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산책하면서 보고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냥 빈 밥그릇을 주면서 밥을 먹으라는 것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겉만 화려하게 포장되어 있는 거리를 누가 찾을 것인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 동문시장과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야간 쇼핑과 먹거리 장터에서 즐길 수 있는 방안과 역사를 쉽게 설명할 수 있는 해설사의 배치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야간에 사람들이 왕래가 적다보니 산지천이 요즘은 범죄의 온상지인 어두운 그림자를 만들고 있어 시민들이 불안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가 부족한 산지천의 실태. 지금이라도 산지천을 제대로 관리.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볼 수 있고 그 속에서 빛과 물과 음악이 흐르는 아름다운 산지천을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박근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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