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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 농사를 짓다보면 생산한 작물이 소비가 늘어 소득이 높아질 때도 있지만 가격이 하락해 생산비용도 건지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때를 대비해 만든 게 자조금이다.
제주도가 당근, 양배추, 월동무, 마늘, 양파, 감자 등을 제주형 자조금 조성사업 농산물로 정해 수급안정과 가격안정을 도모하기로 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특히 채소류 주산지인 제주 농업인들이 그런대로 마음을 놓고 농사를 짓도록 하기 위해 아주 바람직하다. 전국적인 과잉 생산으로 채소류 가격이 하락할때 자조금은 스스로 수급조절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가격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현재 시행 중인 자조금은 2004년 도입된 감귤 자조금과 2015년 12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구좌지역 당근 자조금 뿐이다. 말로만 하는 자조금 행정이 아닐 수 없다.
자조금은 수산물, 한우, 양돈, 임산물 등 다양한 품목에 걸쳐 조성되고 있다. 농가 등이 생산품을 출하할 때 조금씩 돈을 모아 자체적으로 조성한다. 하지만 생산자들의 힘 만으로는 자금 조성이 어렵기 때문에 품목에 따라 지자체와 농·수협 등이 상당액의 자금을 지원 또는 출연해 조성한다.
제주도는 이미 자조금 지원사업이 한참 늦어졌는 데도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올해부터 무에 대해 이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게 고작이다. 그나마 이 사업도 무·양배추에 대한 자조금을 추진하겠다는 농협 측과 의견이 달라 계획대로 시행될지 의문이다.
양배추, 월동무, 마늘 등은 제주산 경쟁력이 높은 품목들이다. 제주도는 해마다 전체 예산이 늘어나고 있다고 자랑만 할 게 아니라, 농업인들이 절박한 자조금 조성사업에 합당한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더구나 이들 품목의 안정적인 생산 도모는 태풍과 집중호우, 가뭄 피해가 많은 제주지역의 특성을 감안해서라도 서둘러 일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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