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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 제주도 도의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현재 5명의 교육의원을 다른 시도와 같이 아예 폐지하거나 일정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14년 지방선거 이전에도 교육의원 폐지 문제가 논의됐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폐지 또는 정수를 3명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제시되는 등 어떤 형태로든 교육의원 제도를 손질하려는 움직임이 커 결과가 주목된다.
제주지역만 유일하게 교육의원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제주특별자치도법에 ‘교육의원 선거’ 조항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구획정위가 교육의원제도를 폐지하거나 의원수를 감축하려는 것은 교육의원제도가 제주교육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라기 보다 ‘제주지역에만 존재한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교육의원 폐지나 감축에 보다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될 이유인 것이다.
선거구획정위가 검토 중인 방안은 현재 41명인 도의원수를 특별법을 개정, 선거를 통해 43명으로 증원거나 비례대표 비율을 상향 조정하고, 교육의원을 폐지 또는 감축하는 것이다. 도의원수 조정은 인구가 증가한 제6선거구(삼도1·2, 오라)와 제9선거구(삼양·봉개·아라)의 분구·합방에 따른 것으로 너무나 당연하다.
교육자치 확대추세 감안해야
다만, 교육의원제도의 폐지나 감축은 객관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다른 시도가 다 폐지했으므로 제주지역도 없애야 한다는 단순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더구나 앞으로 교육자치가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미 교육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일고 있을 정도다. 교육부의 대학입시 정책은 교사들도 혀를 내두룰 정도로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뿐만 아니라 정권이 바뀔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맞게 교육행정을 펴려고 해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최근만 해도 교육부는 많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을 강행하다 희망하는 학교에 시범 적용하는 방향으로 후퇴했다. 사실상 전 중·고교 국정화 계획을 접었다.
만약 이러한 정치권의 주장에 (아직은 일부이긴 하지만) 국민들이 동의할 경우 교육부는 폐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뀔 수도 있다. 이때 시도교육청과 함께 교육의원의 지방교육 담당 범위는 상당히 확대된다.
오히려 현 제도 발전시킬 필요
더욱이 선거구획정위가 여론조사를 통해 교육의원 제도를 없애거나 감축하려는 계획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여론조사는 조사하려는 목적과 의도에 따라 아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선 도의회 교육위원회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물론 교육의원을 교육감으로 가는 교두보로 생각하는 경향이 교육위원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평소 교육의원의 본분과 직무를 해태하면서 교육감 선거 출마 준비에 몰두하지 않는 한 교육감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갖는 것까지 탓할 수는 없다.
선거구획정위는 교육의원의 존폐를 여론조사에 의존할 게 아니라 교사 등 초·중등 교육계와 교수 등 교육전문가, 학부모, 고교생들까지 참석하는 공청회를 교육의원 선거구별로 개최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여론조사와 함께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해야 부족하지만 결집된 도민 의견으로 볼 수 있다.
선거구획정위는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교육정책이 지방화에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점, 제주만 시행하는 교육의원 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경우 오히려 다른 시도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장점들을 잊어선 안 된다. 미흡한 교육적 효과가 문제가 아니라 남이(타 시도) 안 하는 것을 제주에서만 유지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는 전제에서 비롯된 교육의원 폐지 또는 감축은 명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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