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제주시 오일시장. 연휴 전 마지막 시장이 열린 이날은 한파와 간간히 내린 눈 속에서도 많은 인파가 몰려 입구부터 진입하기 어려웠다.
이날은 제수용품과 명절 선물, 김장용 배추 등을 구입하기 위해 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과일과 야채, 수산물 뿐 아니라 간식거리를 파는 곳 까지 손님이 붐비는 등 대부분의 매대가 하루 종일 호황이었다. 과일과 야채들의 물가가 올랐어도, 같은 가격에 물건을 좀 더 챙겨주면서 ‘시장인심’이 작용한 듯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물건을 잔뜩 쌓아만 두고 손님이 오기만 기다리는 매대도 있었다.
먼저 조류독감(AI) 영향으로 계란값이 크게 오르면서 계란판매 상인들이 울상이다. 평소 5000원선에서 팔리던 계란이 이날 오일시장에서는 적게는 7000원에서 많게는 9000원까지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오일시장에서 25년째 계란을 팔고 있는 강홍조(50·여)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강씨는 이날 특란 한 판에 7000원에 내놨다. 다른 매대보다는 찾는 손님이 많은 듯 했으나 정작 팔리는 것은 몇 판에 그쳤다.
강씨는 “다른 상인들보다 저렴하게 팔아도 예전보다는 훨씬 높아진 가격이라 손님들이 많이 고민 한다”며 “이렇게 팔리지 않는 것도 처음이다. 정부가 수입란을 들여온다는 소식 이후에는 손님들이 더 사려고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상황은 배추와 무 역시 다르지 않았다. 가뭄과 태풍 등의 영향으로 겨울 내 출하량이 원활치 못하면서 그 여파가 지금까지 미쳤다. 다른 과일과 야채와 달리 전국 평균가보다 비싼 값에 고민하다 돌아서는 손님이 유독 많았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재래시장을 방문해 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와 대비해 배추값은 63.3%, 무는 107.2%가 올랐다.
시장을 찾은 김현아(42·여)씨는 “명절 직전 김장도 하고, 제수용품도 살 겸 해서 시장에 들렸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 놀랐다”며 “계란과 김장재료까지 다 사면 부담이 커 과일만 몇 종류 사고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