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원희룡 지사가 그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솔직히 원 지사의 대선 불출마 공식 선언은 감동적이지 않다. 원 지사는 그동안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직·간접적으로 밝혀왔다. 주로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도지사의 역할에 충실히 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때문에 이번 그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예견된 일이어서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원 지사는 지방자치단체장이면서 정치인이다. 정치인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먹고 산다. 그렇다면 원 지사는 도민들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얻고 있고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신뢰는 취임 직후부터 선거때 공약한 선거캠프 관계자들의 인선 배제를 어긴 데다, 동문 등 측근들을 여러 부문에 등용하면서 많이 무너졌다.
그렇다면 도지사로서의 업무 성과는 어떤가. 내년에 지방선거가 치러지므로 그의 4년 임기는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지금쯤 대표적으로 내세울 업적이 드러나야 한다. 하지만 아직껏 이렇다할 실적이 없다. 취임 당시 제시한 협치(協治)는 실종된 상태이고, 사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제2공항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밀어붙이는 악수를 두고 있다. 땅값, 아파트값 등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서민들의 삶이 더 어려워진 것도 원 지사 취임 후 나타난 현상이다. 여기에 환경훼손이 우려할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원 지사가 대선에 출마하든, 안 하든 도민들이 감동하지 않은 또다른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