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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탄핵 심판을 기다리며
김광렬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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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1  18: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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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 나라는 어떻게 되든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박 대통령 측이 39명의 증인을 신청하여 그렇게 시간 끌기작전을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령, 39명의 증인을 모두 받아들여 헌재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한 주에 두세 차례 변론을 열어 한 번에 두세 명 정도의 증인을 출석시킨다고 가정했을 때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리게 되며, 여기에 증인들의 불출석 등 꼼수를 부릴 경우 시간은 그 이상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는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렇게 시간을 끄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1월 31에는 박한철 헌재소장이, 3월 13일이면 이정미 재판관이 각각 임기만료가 되고 결국 남은 7명의 헌법 재판관이 탄핵 심의를 하게 된다. 6명 이상이면 탄핵 심의는 가능하지만, 만에 하나 남은 7명의 헌법 재판관 가운데 2인의 불상사(병이나 사고, 또는 반대표 행사 등)가 발생했을 경우 탄핵에 커다란 변수가 생긴다. 자칫 잘못하면 탄핵이 알 수 없는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거나 물 건너가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현재 증인 선택에 대해 숫자 조정이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그것이 어떻든 박 대통령 측이 한심하면서도 졸렬하기 짝이 없는 것은, 시간을 지연시켜 가면서 불리한 상황을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시키려는 얄팍한 술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기는 하다. 어떤 극악한 상황에 놓이든 인간은 살아가기 위한 온갖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허나, 그것이 나라 전체의 존망에 심각한 해가 되는 도덕이나 헌법을 파괴하면서까지 관철해야 할 사항인가? 만천하에 자신의 잘못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또 그것이 눈 가리고 아옹하고 넘어갈 작은 문제가 아님에도 자기만 살길을 모색하는 것은 어느 누가 보아도 정의롭지 못하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시인하기보다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위기만을 모면하려는 정신으로 애초에 언감생심, 대통령직을 수행하려는 엄두를 냈는가. 평범한 한 개인이 저지른 잘못은 그 개인과 작은 범주의 특정인에게만 피해를 주지만, 대통령이 저지른 잘못은 국가를 위기에 몰아넣는 아주 중차대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저지른 잘못과는 천양지차다.
앞으로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더욱이 미국 대통령 당선인인 트럼프가 미국의 수장이 되면서 더욱 그렇다.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 행정 수반이 세계정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불확실할뿐더러,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력 또한 어떻게 전개될지 미지수다. 이러한 때 박 대통령의 쓸데없는 소모전은 나라를 더욱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에 발맞추려는 듯 이재용 구속영장 발부를 기각한 조의연 부장판사의 결정은 사회 정의를 거스를 뿐만 아니라 역사의 오점이요 수치라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박 대통령의 시간끌기는 한 마디로 무모한 짓이다. 그럴수록 올가미는 더 처절하게 목을 옥죌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떳떳하게 시인하는 용기가 더 인간답고 아름답다. 그 반대의 길을 가고자 하면 할수록 그 대가는 더욱 커질 것이 자명하다. 설마 그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웬걸, 자신의 기호에 맞는 모(某) 방송과의 인터뷰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의 결백과 더불어 얼토당토않은 타자(他者) 음모론까지 내세웠다. 당당하지 못한 비겁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 박한철 헌재소장이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심판을 3월 13일 이전에 내려야 한다는 단호한 의지 표명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나라의 참된 미래와 역사를 위하여 헌재의 슬기롭고 현명한 판단을 옷깃 여미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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