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신문] 원희룡 지사가 올해 제주도정 목표로 제시한 ‘건강한 제주’는 평범하면서도 절실함이 내포돼 있다. 그동안 ‘건강한 사회’ 등 ‘건강’을 주제로 한 슬로건은 많이 들어봤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도정 목표로 내건 사례는 거의 없었다.
아마도 환경훼손 문제와 쓰레기 처리난 등 생활환경 여건이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는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쓰레기 문제를 도민 탓으로 돌리는 등의 속좁고 소통이 부족한 행정행태로는 건강한 제주를 만들기가 어렵다.
원 지사는 그제 열린 제348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올해는 지속적인 제주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도민 불편 현안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올해 도정목표인 ‘건강한 제주’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도민들은 요일별 쓰레기 배출제, 교통난과 주차난, 해안변과 중산간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각종 건축물, 그리고 극심한 처리난을 겪고 있는 하수처리장 문제 등을 도민건강과 제주의 환경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들 현안을 해결하지 않고 슬로건만으로 건강한 제주를 찾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원 도정은 우선 처리난을 겪는 쓰레기 문제를 요일별 배출제에서 찾기보다 음식물과 생활용품 제조회사의 포장지 사용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도록 적극 협조 요청해 실현되록 하는 일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대형마트 소형마트할 것 없이 포장지를 절반 아래로 줄여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일도 긴요하다.
아울러 쓰레기 처리장 시설과 하수처리장 시설을 서둘러 확충해 원활한 처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지금의 쓰레기난과 하수처리난은 시설을 충분히 확충하는 등 사전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은 제주도의 안일한 행정 탓이 더 크다.
원 도정은 아름다운 해안과 중산간 일대의 무분별한 건축허가와 주차공간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대규모 건축허가 행위가 지속되는 한 건강한 제주는 실현될 수 없음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