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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가네
최수석  |  제주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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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8  18: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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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이미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이 동료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최신의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 가수의 모습과 소리를 복원해 마치 실시간으로 콘서트를 여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 것이다. 실제가 아닌 홀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지만, 텔레비전을 통해 김광석의 공연을 보니 노래에 흠뻑 빠져 프로그램을 끝까지 시청하게 됐다. 영화 삽입곡으로 유명해진 ‘이등병의 편지’를 비롯해 여러 노래가 흘러 나왔는데 그중에 ’변해가네’라는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특히 지난 설 연휴에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해있는 고향의 모습을 보고 ‘우~ 너무 쉽게 변해가네’라는 노랫말이 아직까지 귓가에 맴돌고 있다.

고압선과 철탑이 들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전기를 편리하게 이용하게 됐지만 어린 시절부터 보아왔던 마을의 풍광이 많이 달라졌다.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고향으로 가는 길은 빨라졌지만 어린 시절 뛰어놀던 마을 뒷산은 두 동강이가 난지 이미 오래 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마을 앞을 지나던 국도를 확장하기 위해 곳곳에 도로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어린 시절 학교를 가기 위해 이용했던 시골길은 모습 뿐 아니라 정취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물론 이 모든 변화들이 결국 필요에 의해 진행되었거나 진행되고 있는 것이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실 나의 고향 마을은 관광객들이 올 만큼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은 아니기에, 고향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여러모로 변해가는 모습에 크게 신경 쓸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인이 찾는 제주도는 가는 곳 마다 찾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빼어난 자연경관이 있다. 한번 변한 것을 돌이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기에, 제주도는 다른 지역보다 개발에 훨씬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라산과 제주 바다의 멋진 풍경을 혼자 차지하려는 듯 하루가 멀다 하고 경쟁적으로 들어서는 건물들 때문에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늘어나는 인구와 관광객들로 인해 새로운 도로가 뚫리고 기존에는 사람이 잘 살지 않던 곳까지 개발이 되면서 여러 동식물들이 풍요롭게 생태계를 이루어 나가던 곶자왈은 점점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속히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오래전부터 제주의 변화는 있어왔다.

성산에 있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 가면 고 김영갑 사진작가가 80년대부터 촬영해 왔던 제주의 사진이 있다. 여전히 그 사진속의 모습이 아름답게 남아 있는 곳도 있지만 아쉽게도 더 이상 사진과 같은 예전 모습을 볼 수 없는 곳도 많아 졌다. 특히, 갤러리 안에 상영되는 영상을 보면 철탑이 들어서면서 제주의 자연풍경이 훼손된 것을 몹시 아쉬워하는 김영갑 작가의 생전 인터뷰가 있다. 바닷가 쪽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노라면 웅장한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철탑과 전선이 눈에 많이 거슬리는 것이 사실이다.

비록 많은 비용이 소요 되겠지만 송전선로를 지상이 아닌 땅속에 설치하는 지중화도 한번 고려해 볼만한 대상이다. 멋진 자연경관을 누리는 만큼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며 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이다. 그나마 지금까지 볼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마저도 세월이 흐른 뒤에는 실제가 아닌 홀로그램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 얼마나 안타까울지 생각만 해도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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