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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곳간은 비는데…대권주자들은 ‘펑펑’
임창준  |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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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4  18: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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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 우리의 나랏빚(국·공채 등)에 비상등이 켜졌다. 나라 곳간은 빚더미인데 정치권에선 조기 대선을 겨냥한 선심성 공약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재정 건전성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민 1명당 국가채무가 처음으로 1250만원을 넘어서는 등 나랏빚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회 국가예산정책처에 따르면 1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641조987억원으로 지난해 말(638조5000억원) 에 비해 2조5987억원 늘었다.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1251만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나랏빚의 빠른 증가속도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중앙· 지방정부 부채인 국가채무(D1)는 638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9% 늘었다. 빚의 증가 속도가 경제 규모 확대 속도보다 2배 가량 빠른 셈이다. 나랏빚은 지난 10년간 2배 이상 늘었는데, 경기진작과 복지 등에 쓰이는 돈이 많아져 재정적자가 커진다.


문제는 대통령 탄핵 가능성의 여파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한 가운데 대권 주자들이 너도나도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치솟는 나랏빚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단 유권자의 마음, 즉 표심(票心)을 잡고 보자”는 식의 선거운동이 작동, 퍼주기 공약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권 주자들이 경쟁적으로 내건 포퓰리즘(인기영합적) 공약이 정책으로 구체화할 경우 국가 재정건전성이 위험수위를 넘어설 수 있다.

돈이 대거 드는 파격 공약은 여·야 구분이 없다. 야권 대선주자 일부는 복지 선진국에서도 도입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기본소득 공약을 내놨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 국민에게 연간 30만원씩, 청년 등 사회적 약자 2800만명에게는 연간 100만원씩 지역 화폐 개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무려 4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재원은 법인세 인상과 국토보유세 신설 등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부자들에게 돈을 더 걷어 저소득층에 나눠주겠다는 취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최근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 등을 통해 131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는 막대한 규모의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문 전 대표는 또 기초연금을 월 30만원으로 인상하고 전체 노인 80%에게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미취업 청년에게는 월 30만원을 지급하고 저출산 대책 일환으로 첫째아이에게 월 10만원, 둘째와 셋째 아이에게 각각 월 20만원, 3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아동과 청년, 노인 등에 대한 기본소득제를 도입하는 한편 샐러리맨에게 월 300만원의 급여를 약속했다.

범여권인 바른정당 소속의 남경필 경기지사는 사병 월급을 최저임금의 50%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국가가 체불임금을 근로자에게 선(先)지급하고, 해당 업체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해 받아내는 정책을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전국적으로 체불임금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조원을 돌파, 지난해 기준으로 1조4000억원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이들 주자는 우리 정부의 재정상태가 아직은 소외계층을 위해 더 많은 돈을 투입할 여력이 있다거나 증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하면 재정 여력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증세도 말처럼 쉽지 않다. 증세 과정의 사회적 갈등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공약 남발로 국민이 되레 정치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국가 부채를 갚아서 재정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대선 후보는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재정 당국도 우려의 시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빠진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의 공약대로 정책이 시행될 경우 재정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복지 정책을 시행하기에 앞서 꼼꼼한 재원 마련 방안 등이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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