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졸업과 입학 시즌이다. 교정에 며칠 전에는 고등학생이었던 학생들이 대학생이 되기 위해 입학식을 치루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받기 위해 교정에 거니는 모습을 본다.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예전 대학 입학식은 3월 2일에 고정된 날자에 진행되고, 온 가족의 축하자리가 됐지만, 현재 대학 입학식의 모습은 학교 정문 앞에 꽃을 파는 아주머니가 없는 모습만으로도 변화를 알 수 있다. 대학교 입학식에 부모님들께서 오시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졌다. 학령기 학생들이 줄어들어 누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시대가 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일부 학교에서는 여전히 3월 2일에 입학식을 하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미리 진행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중에 교통사고나 인재사고가 있다보니 규모도 많이 줄어들었다.

졸업식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중학교를 졸업하는 딸과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을 두었기 때문에 2군데의 학교 졸업식에 참여했다. 한 군데의 학교는 학생들의 졸업 축하시간보다 어른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해주는 시간이 길었고, 다른 학교는 학생들에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졸업장을 전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초등학교(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졸업하던 때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70∼80년대의 졸업식은 의례히 눈이 오더라도 바깥 운동장에서 줄 맞춰 서서 했었는데, 지금은 실내 체육관에서 진행한다. 재학생들이 졸업하는 선배들을 위해 부르던 졸업식 노래도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로 시작하던 노래가 아닌 80∼90년대 대중가요로 바꼈고, 학교마다 다르다. 모든 재학생들이 참석해서 축하해주던 모습이 아닌 일부만 참석하고, 축하공연이 진행되는 점도 다르다. 예전에는 담임선생님이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 슬퍼 반이 넘는 여자 아이들이 울던 모습이었지만, 우는 졸업생들의 모습은 그렇게 많이 볼 수는 없다. 졸업식 후 담임선생님께 인사하는 모습도, 선생님께 조그만 선물을 주던 모습도 몇몇 학생들이나 부모님에게서만 볼 수 있다. 주머니 사정으로 졸업앨범을 구입하지 않는다고도 하니, 밥을 굶더라도 앨범은 어떻게 하더라도 대금을 납부해주셨던 예전 부모님들의 모습과도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