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나무를 심고, 새싹이 돋아나고,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이다. 학교의 교정은 신입생의 통통 튀는 목소리와 활기가 가득하다. 새 학기를 맞이해서 강의의 부담이 다가오지만, 학생들의 기대어린 눈망울을 보면서 선생으로서의 책임감이 크다. 방학동안 겉모습이 달라져서 강의실에 등장한 학생들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은 시대의 변화에 맞게 변화고 있는지 거울 앞에 서서 바라본다. 배도 나오고, 얼굴에 주름도 생겼다. 달라진 모습에서 좋은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모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화된 모습이다. 세월의 흐름이 아닌 내 스스로 발전된 모습으로 변한 것은 무엇일까?

봄은 ‘보다’라는 말이나 ‘씨앗’이나 ‘태양’ 등의 고어인 ‘볻’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영어에서 봄을 의미하는 spring은 크게 3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긴 겨울의 깨뜨리고 우리에게 찾아오는 계절로서의 봄뿐만 아니라, 용수철을 의미하기도 하고, 샘(우물)을 뜻하기도 한다. 한자에서 봄을 나타내는 ‘춘(春)’은 해의 기운을 받아 풀이 돋아나는 모양을 표현하고 있다. 모두 유사하게 봄의 특성으로 솟아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잠(휴면)을 자던 씨앗으로부터 싹이 나는 모습에서 생명의 경외감을 느끼게 되다 보니 언어가 다르더라도 봄을 나타내는 단어는 비슷해졌을 것 같다. 죽은 것 같던 씨앗 속에 생명이 있음을 보며 신의 섭리에 한 번 더 감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