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적벽부로 유명한 소동파가 노년에 교외를 거닐고 있었다. 마침 이를 알아본 한 노파가 탄식조로 “벼슬자리에 앉아 있던 지난날 부귀영화는 한바탕 봄날의 꿈과 같구나!” 김만중의 ‘구운몽’은 여기서 모티브를 찾았다한다. 이 고사성어는 당나라 때 ‘순우분’이라는 사람이 ‘남가군’이라는 곳의 태수를 하면서 태평성대를 누리다가 노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낮잠을 자면서 꾼 꿈이었다는 얘기라 전해온다. 이는 정신 차리고 보니 허황된 일임을 나중에야 알았다는 뜻이니 세상 돌아가는 게 자기 맘대로 꿈을 꿨다는 걸 남가일몽이오, 공수래공수거라. 수유운공은 인생무상이니 이 모든 건 무념무상이라.

필자는 노래를 즐겨 듣는다. 되는 게 없고 싸움질에 멍든 세상, 이럴 땐 소주 한 병에 쥐포 한 마리 굽고 검정 비닐에 싸 들어 휭하니 바닷바람에 썩어빠진 정신을 날려 버릴 만도 하다만…. 노래 속에 담긴 여유를 담아 보니 돈 느는 게 아니오. 세상 골칫거리에서 한 발 떼고 볼 수 있음이니 40여 년간을 오직 설화만을 연구하는 소재로서의 재발견이 되었으리라. 고사성어에도 세상사가 있으며 노랫말에도 들어 있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