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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타운 행복주택 건설 취소하라
원희룡 도정의 제주시민복지타운 내 공동주택 건설계획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 이곳 행복주택 건설계획은 전면 취소돼야 마땅하다.
원 도정은 이미 시민을 위한 공간이 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에 780세대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계획을 수립해 강행하려 하고 있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위한 행복주택(700세대)과 무주택 노인을 위한 실버주택(80세대) 건설은 적극 권장할 일이지만 도시 한복판에 위치한 시민복지타운을 먼저 시민의 의견도 듣지 않고 그 사업 대상으로 하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원래 4만4000㎡ 규모의 시민복지타운은 공원용에서 제주시청사 부지로 계획됐다가 이전계획이 취소된 뒤 지금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공간으로 정착됐다. 사실상 도심공원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제주시민들에게 시민복지타운은 축복의 땅이다. 북쪽의 탑동과 남쪽의 아라동, 동쪽의 사라봉과 서쪽의 신제주 중간지대에 위치한 유일한 대규모 녹지공간이다. 그 가치가 얼마나 컸으면 시민들이 ‘금싸라기땅’이라고 까지 하겠는가. 이런 소중한 도심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전할 생각을 하지 않고 공동주택 용지로 뚝잘라 쓰겠다니 가당키나 한 일인가.
제주도는 지난 15일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건설 용역 중간결과 발표를 통해 ‘청년이 웃는 도남해피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700세대 청년은 웃을지 몰라도 대부분 청년과 시민들에게는 무감동으로 다가갈 것이다. 되레 도심 녹지환경을 훼손한 회색빛 흉물 타운으로 두고두고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이다.
원 지사, 임기중 치적쌓기 이용말라
시민(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시민의 뜻을 존중하지 않은 리더(지도자)는 참다운 리더가 아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은 자신의 잣대보다 주민들의 뜻을 반영해 행정을 펴야 한다. 중요한 사업일 수록 먼저 주민들의 의견부터 듣고 원하지 않으면 과감히 사업을 접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그래야 자치제도의 근간인 풀뿌리 민주주의에 충실하는 것이다.
원 지사의 일방주의 독주행정은 제2공항 예정지 선정 등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원 지사는 ‘청정과 공존’, ‘소통과 협치’를 도정 핵심 전략으로 삼으면서도 실천하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제2공항 예정지역 주민들이 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사전 협의가 없었고, 생존(공존)권 박탈과 함께 청정환경을 파괴한다는 점 때문이다.
시민복지타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공임대주택 건설계획 수립 전에 주민과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철저히 배제했다. 국토교통부에 사업계획서를 낸 뒤 나중에야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선(先) 사업 결정, 후(後) 주민 의견 수렴’이라는 반(反)민주적인 정책 결정을 한 것이다. 민의를 따르는 도지사가 될 것으로 믿었던 도민들을 배신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도남동 주민들은 ‘시민복지타운 조성 목적에 반하는 공공임대주택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임대주택 강행은 일관성 없는 행정폭력이며, 주변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독재정책”이라며 원 도정의 일방주의적 행정행위를 강력히 규탄했다. 심지어 이날 기자회견을 “조용한 전쟁을 치르기 위한 선포식”이라고까지 규정했다.
내년 6월 임기(4년)가 끝나는 원 지사로서는 내세울 만한 업적이 없어 초조한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주민들과 많은 시민이 극구 반대하고 있고, 도심 청정환경 훼손과 극심한 교통난이 불을 보듯 뻔한 사업을 자신의 영달과 치적으로 삼기위해 추진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행위다.
시민의 것은 시민에게 돌려줘야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국민의 것은 국민에게 돌려줘라’는 말 처럼 시민복지타운은 주인인 전체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미 제주시도 이곳에 행복주택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했다. 원 지사는 지금이라도 잘못 꿴 첫 단추를 다시 바로 꿰야 한다. 무엇이 진정 제주사회에 이익이 되는 일인지 이성적 판단을 해야 한다. 소수의 이익이 다수의 이익을 침해하면 집단 반발이 일어나고 도정은 정면으로 불신을 받게 된다. 특히 리더인 원 지사는 도민으로부터 버림을 받는 최악의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굳이 시민복지타운이 아니더라도 행복주택과 실버주택이 들어설 만한 곳은 더 찾아보면 있을 것이다. 오히려 공동주택은 도심보다 도시 근교에 들어서는 게 더 바람직하다. 더구나 토지가격이 훨씬 낮아 임대주택 입주자들의 비용 부담도 가벼워질 수 있다. 시민복지타운이 아니면 행복주택이 들어설 적당한 부지가 없다는 말은 도민을 기만하는 언행이다.
원 지사는 이제라도 시민복지타운 내 행복주택 건설계획을 취소하고 도심과 농촌 사이의 적당한 지점을 물색해 행복주택을 건설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입주자들도 임대료가 비싼 도심 공공임대주택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지대 공공임대주택을 더 선호할 것이다. 시민복지타운도 살리고, 입주자들에게도 보다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행복주택 사업으로의 과감한 전환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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