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호남지방통계청이 제주 지역의 최근 3년간 고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고용률은 2014년 66.6%, 2015년 67.9%, 지난해는 68.6%로 소폭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용시장에서의 미스매치(불일치)는 심각한 상황이다. 일자리는 있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중소기업의 구인난이다.

환경·인쇄·목재 등 직종의 부족률은 11.6%로 나타났고, 농림어업 관련 직종의 부족률은 11.4%에 이른다.

이같은 미스매치 이면에는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이 공무원과 같은 안정된 직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올 4월 초 전국 9급 공무원 필기시험에 4900명을 뽑는데 역대 최대인 22만 8000여명이 응시했다. 경쟁률은 46대 1에 달한다.

안정적인 직업이고 계속 연금도 나오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힘든 상황으로 몰리면서 이들의 공무원 도전은 계속 늘고 있는 실정이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생’이 청년층에서만 26만 명이나 된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청년 수십만 명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시험준비를 하면서 17조원의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 온다고 밝혔다.

그만큼 사회적인 손실이 크다는 뜻이다.

안정적인 공무원의 인기는 공무원 부부의 비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안정적인 직업으로 알려진 교사 27.9%로 가장 높고, 전체 기혼 공무원 중 공무원과 결혼한 사람은 27.4%에 이른다.

이처럼 공무원 시험 준비로 내몰린 현실도 문제지만 구인·구직간 미스매치는 공무원 인기가 낳은 또 다른 사회적인 일탈이다.

그만큼 청년일자리형 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원하거나 창업마이스터제도 도입 등 제주지역의 실정에 맞는 미스매칭 완화책은 더 절실하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이 증가하게 된 근본 원인은 질 좋은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경제 주체들은 규제 완화, 신규 일자리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일자리 창출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

그것이 깎인 공무원 연금은 물론 낮은 초봉에도 안정적인 삶을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을 지역 경제 주체로 끌어 안을 수 있는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