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왜 공무원인가. 요즘 번듯한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고 한다.

사회가 변해 공무원이 최고 인기 직종이 된 지금.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불모지인 제주는 ‘공무원 사회’라고 불리울 정도로 공무원이 대세인 지역이다.

행정 공무원을 비롯 교육, 경찰, 소방 공무원 등 한집 건너 공무원이다.

왜 공무원이 최고가 됐을까. 대부분 “목구멍이 포도청인데다 한번 들어가면 철밥통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젊은 층 사이에선 선호 직종 1위다.

이에 본지는 제주지역 젊은 층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는 공무원에 대해 심층 취재, 그 실상을 들여다 본다.[편집자주]

최근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직장 선택의 최우선 요소로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신조어를 꼽는다.

최근 한국토익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43.6%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의 조건으로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꼽았다.

한 공무원이 말이 뒷받침한다.

“육아휴직 등도 철저하게 지켜지는 공무원은 흔히 말하는 ‘워라밸’이 좋은 직업인 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정년이 보장된다는 안정성도 공무원의 큰 장점 중 하나다.

지난 3월 23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표한 ‘중산층 퇴직자 조사’에서는 91.6%의 퇴직자가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59세 이전에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령 대기업에 입사해도 이른 나이에 회사 밖으로 내몰리는 혹독한 현실을 목도한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자연히 공무원의 안정성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특히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으로 몰리는 가장 결정적 요인은 스펙 등에 구애 받지 않고 시험이라는 공정한 절차를 통과하기만 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사회학과 교수는 이른바 ‘공시(공무원시험)대첩’ 현상에 대해 “청년들이 계속 공무원 시험에 나서는 것은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반증한다”며 “OECD 평균보다 10년 근속 노동자는 절반, 1년 미만 초단기 근속 근로자는 2배인 현실 속에서 청년들은 어쩔 수 없이 공무원 시험을 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지난 8일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치러진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에는 역대 최다 인원이 22만8368명이 지원해 17만2747명이 응시했다. 4910명을 뽑는 시험에 우리나라 취업준비생의 3분의 1이 몰린 것이니 공무원의 인기가 새삼스럽다.
공무원은 안정적인 직업으로 대기업을 포함해 사기업보다 향후 미래 설계와 여유로운 생활도 가능한 직업이다.

공무원 직업군에서도 최고로 치는 서울시를 예로 들며 기본적으로 봉급(기본급)+수당(30종) 말고도 생활안정지원으로 공무원 임대아파트 운영, 무주택 공무원 전세자금 운영, 생활이 어려운 직원 격려, 대여 학자금 지원, 순직 공무원 유가족 지원,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다자녀 출산직원 지원을 비롯 가족 친화적인 직장환경조성, 직원 경조사 지원, 체력단련 지원 등을 받는다.

이 같은 지원은 웬만큼 지자체이면 조금 다를 뿐 거의 일맥상통한다.

때문에 이제 막 초등학생부터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그리고 대학 졸업생까지 희망직업 1순위는 교사, 판사, 검사, 경찰 소방, 행정고시 등 분야만 조금 다를 뿐 공무원이다.

뭐니뭐니해도 철밥통으로 대변되는 직업 안정성과 공무원 연금의 미래보장성은 우리 청년들의 평생 직장으로 공무원을 선택하게 만든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공무원이 집안에서 자란 자녀들은 선택도 공무원이 많다.

고위직 공무원의 다음과 같은 말이 이를 말해준다.

“내 자식이 남들에게 인정받고 경제적 곤란을 겪지 않고 살 수 있는, 남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 공무원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