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소중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추억은 어디서나 발아가 가능하여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때론 달콤한 열매를 제공해주기도 하며,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쓰디쓴 성숙의 열매를 제공하기도 한다.
여름이면 큰 그늘을 만들어 쉼터를 제공하고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놀이터가 되어 주던 무화과 나무가 있었다. 간식거리가 풍부하지 않은 시절의 아이들에게 달콤한 간식을 제공해주던 무화과나무는 뒤란에 보통 심는 나무여서 감나무나 귤나무처럼 눈에 잘 띄는 나무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여러 그루를 심는 것도 아니어서 추억의 뒤안길에 밀려나 있었는데 대형마트에 포장되어 있는 무화과를 보니 추억이 떠오른다.
아이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여름 햇볕에 무화과는 잘도 익어 주는 훌륭한 간식나무였다. 자주 빛으로 익은 무화과는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끊임없이 열리고 익어주는 덕택에 여름 동안 아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간식을 제공해 주었다. 큰 나무는 매미의 노랫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놀이터와 더위에 지친 어른들의 휴식처를 제공하여 주었다. 달콤한 무화과를 좋아하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었다. 새들이나 개미들이 먼저 무화과를 맛보고 난 뒤에 발견할 때도 있었다. 새들은 크고 맛있게 잘 익은 무화과를 잘도 골라내어 먼저 맛을 보곤 껍질만 남겨두어 아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겨 주었다. 그래도 여름 동안 무정하게도 나무는 큰 덩치만큼 많은 무화과를 끊임없이 제공하여 익는 것을 확인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얼굴이 무화과 나무아래를 서성이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