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전자책 70여권을 발간했다. 모 문학단체 세미나 때 전자출판에 대해 강연도 했다. 이를 자본 삼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전자문화단체(비영리 법인)도 운영하고 있다. 자, 이쯤 되면 전자시대에 그래도 중간쯤 된다고 자부해도 되는 게 아닌가? 근데 그게 아니란 걸 깨닫는 데는 너무 짧은 순간이었다.
최근 ‘문자폭탄’에 이어 문자 메세지 20분 공개라는 말을 들었다. 문자 메세지 공개? 그럼 이건가? 한통의 카카오톡 메세지를 받았다. “여러분과 함께하고, 부지런히 소통하겠습니다.….” 친구 전체에게 보내는 의례껏 하는 인사치례? 필자는 카카오톡을 하지 않는다. 아니, 삑삑(카톡 카톡) 거리는 소리가 싫어서이다. 아아니, 정보가 공개되는 걸 좋게 보지 않아서이다. “저는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의례껏 하는 인사치례? 보통 그런 것이 카카오톡이란 것이다라는 나에게 박힌 고정 관념이다.
“3월 15일 제주신문 칼럼 ‘일장춘몽과 백일홍의 닮은 점’ 프린트해서 전해주세요.” 필자는 답장을 했다. 이 후 여러 편의 카카오톡이 도착하고…. “종전 제주도지사 관사는 도민의 문화공간으로 개방하여 자기 주도적 학습센터로 개관 했고, 어린이전문도서관은 이름을 찾고 있습니다. 좋은 이름 붙여 주세요.” 이에 관심 분야이기도 해서 답장을 했다. “설문대탐라도서관, 설문대한라도서관, 설문대영주도서관…. 관장은 공모(너무나 뻔히 보이는 눈 가리고 ‘아옹’식)가 아닌 전문행정직에서, 사서도 가장 적은 필요 인원만, 그 나머지는 명예관장, 명예사서, 명예도우미, 봉사도우미 등으로 조직(전라남도립도서관 벤치마킹) 하여, 인쇄하여 직전해 주세요.”란 말을 덧붙였다. “카톡은 제가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답변이 왔다. 직접 챙겨? 필자의 무식함이 들어나는 순간이었다. 필자는 카카오톡이면 으레 친구 전체에게 보내고 그 중 답변할 친구는 답변하고, 그냥 둘러보고 퇴장만하는 그런 기계인줄 알았는데 직접 챙기는 (개인별 카톡, 삑삑 거리는 소리도 안 나게 할 수 있단다) 창구가 있다? 이런 이야기를 중학교 동창에게 했더니 그 대답 “아니 그걸 자네가 아직 몰라?” 그랬다. 보편타당하게 모든 사람들이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는 카카오톡에 대한 정보가 이렇게 엷어서야 삭막한 세상을 어찌 살고? 동창 앞에서 카카오톡을 열었다. 어쩐 일? 필자에겐 친구 949명이 있었다. 프로필에는 이름 석 자 뿐, 아래 보이는 이름을 클릭하니 위에서 말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그룹채팅 15라 쓰여 있는 걸 눌러 보니 그건 동아리쯤 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