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대학교육의 목표는 무엇일까?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 사회에 배출하여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이고, 학생들 스스로 진로를 개척해나가도록 도와주는 사회와 학교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나은 직업을 가지기 위해,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초등교육과정과 중등교육과정을 통해 조금 더 좋은 학교, 남들이 선호하는 학교에 가는 것을 목표로 교육을 받아오고, 이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다보니 자연스레 대학교육도 남들보다 좋은 직업, 직장이 인생의 목표가 되는 것 같아 씁쓸함을 준다.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은 일등을 기억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모습이 무엇보다 강하다. 학교에서 일등하는 학생의 부모님은 함께 일등부모님이 되고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학부모 사이에서, 때로는 다른 학교의 학부모 사이에서도 유명인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일등하는 친구를 자랑스럽게 여기기 보다 시샘하고, 그렇게 되지 못함을 한숨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대학에서 1년간 방문연구원으로 지내면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이 집에 돌아와 자기 반에 캘리포니아 주에서 특정 분야에 1등하는 친구가 있다고 자랑스레 떠드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교수님들의 유사한 경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인 부모로서 낯설어하던 경험이 떠오른다. 미국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주는 상 중에서 성적우수자에게 주는 상보다도 더 좋고, 받기가 어려운 상은 시민의식(citizenship)였고, 책임감(responsibility)이었다. 우리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이 우선시된다. 
우리나라의 초등, 중등 교육과정의 학교 교육은 친구를 경쟁자로 생각하고, 친구를 이겨야 좋은 학교에 입학하는 구조 속에서 교육이 진행된다. 이로 인해 시민의식이나 책임감이 중요한 덕목이 되지 못하고, 오로지 성적 좋은 학생이 최고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등은 기억해주지 않는 사회, 공공의 선보다는 자신의 이익이 앞서는 사회의 모습을 학생들에게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