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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사(睡眠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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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9  16: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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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사(睡眠寺)

초파일 아침
절에 가자던 아내가 자고 있다
다른 식구들도 일 년에 한번은 가야한다고
다그치던 아내가 자고 있다
엄마 깨워야지?
아이가 묻는다
아니 그냥 자게 하자
매일 출근하는 아내에게
오늘 하루 늦잠은 얼마나 아름다운 절이랴
(중략)
나는 안방에 법당을 세우고
연등 같은 아이들과
꿈꾸는 설법을 듣는다

-전윤호의 ‘수면사(睡眠寺)’ 일부

어느 이름 있는 스님이 그랬다.

‘절에 가면 부처가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이 만든 불상만 있다.

내 주위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이 부처다. 극락과 지옥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고, 살아서 행복하면 극락이고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면 지옥‘
이라는 것이다.

초파일 아침. 매일 출근하는 고단한 시인의 아내에게 오늘 하루의 늦잠, 그 자체가 절이다.

절 이름은 아내가 지은 ‘수면사’다.  연등 같이 해맑은 아이들과 그 절에
들었으니 적멸보궁이 따로 있겠는가. 내 주위의 부처들을 살피고 극락엘 함께 가자.

오승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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