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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장공남 기자] 간접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70대 노인이 30여년만에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재판장 제갈창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강 모씨(76)의 재심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강 씨는 17년 이상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지난 1979년 7월 귀국해 1984년 9월 초순까지 5년여에 걸쳐 북한과 재일조선인총연합(조총련)의 지시를 받아 국가기밀 및 군사기밀을 탐지·수집하는 등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 씨는 지난 1986년 1월 영장도 없이 보안부대 수사관들에게 체포됐으며 이해 2월26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같은 달 27일 집행될 때까지 불법으로 구금됐다.
법원은 지난 1986년 5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취지의 강 씨의 법정 진술 등의 증거를 종합해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7년의 형을 선고했다.
강 씨는 이해 8월 광주고등법원에 항소했지만 기각되고 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강 씨는 지난 2013년 4월 고문과 장기간의 불법 구금 등 가혹행위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5년 8월 재심사유가 있다며 재심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검사는 피고인이 재심대상사건 및 항소심 소송절차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한 바 있음을 지적하지만 이 사건 기록에 의해 인정되는 사정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법정 진술은 그 진술의 임의성을 단정할 수 없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수사는 대부분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이전에, 즉 피고인이 영장 없이 보안부대에 불법으로 구금돼 있는 상태에서 이미 이뤄졌다”며 “피고인은 수사 초기부터 방대한 내용의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스스로 장황하게 자백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국 피고인은 보안부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장기간의 불법구금 상태에서 가혹 행위 등에 의해 임의성 없는 진술을 했던 것으로 보이고 검찰에서도 임의성 없는 진술을 이어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강 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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