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무차별적인 관광개발 정책이 환경훼손과 함께 지하수 대란을 예고하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현재 도내 지하수 관정은 약 5000개에 이른다. 관광지 개발과 관광호텔 등 각종 관광객 이용시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지하수 개발 허가가 늘어난 탓이다.

현재 도내 상수도 사용량은 공급량의 92% 수준에 이르고 있다. 설마했던 물 부족 사태가 코앞에 닥친 것이다. 제주도는 서부지역의 지하수 개발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뒤늦게 지하수 보전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미 물 부족이 위험 수위에 놓인 상태여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다.

더욱이 도민을 화나게 하는 것은 원희룡 도정의 안이한 지하수 보전관리 정책이다. 이미 지하수 취수 가능량이 한계에 다달았음에도 여전히 관광개발 등 각종 개발에 혈안이 되고 있다. 고층빌딩 몇 개가 들어서면 물 사용량은 시민 수천가구 사용분에 해당할 것이다.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의 고갈을 막으려면 엄청난 양의 물을 사용하는 더 이상의 관광지 개발과 제2공항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하지 않아야 한다. 지하수는 고갈도 걱정이지만 관정 오염도 큰 문제다. 모두 지하수위가 낮아지게 되면 나타난다.

그러잖아도 올 여름 지속된 가뭄으로 지하수위가 크게 내려갔다. 도내 20군데 기준수위관측정의 수위가 작년보다 평균 3.91m, 심한 곳은 14.36m나 내려갔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멀지않아 상수도 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다.

긴급하지 않은 대규모 개발정책 중단과 함께 ‘절수정책’도 시급하다. 최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지방처럼 절수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절수설비를 가정에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분별한 개발을 지양하고 절수운동을 펴면 최악의 지하수 고갈 사태는 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