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이상적인 도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이다. 그 대표적인 도시라면 역시 런던, 로마, 파리, 서울 등지일 것이다. 이들 도시는 오랜 역사를 지닌 건물 등 수 많은 유적이 현대 고층건물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한 것은 단지 원도심을 회생시킨다는 것 외에도 많은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신도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역사의 숨결을 음미하면서 현대인으로서도 부족하지 않은 삶을 누릴 수 있다.

제주시 원도심은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 동·서·남·북 도시형태가 뚜럿하고 지역별 특성도 잘 드러난다. 동쪽은 상업이, 남쪽은 오현단 등 유적이, 서쪽은 제주목관아가, 북쪽은 주거지와 해상 관문인 제주항이 있다.

제주도의 ‘도시재생 뉴딜정책 실무 TF’는 원도심을 과거의 모습이 재현되는 방향으로 설계되도록 해야 한다. 노후주택을 헐고 새 건물을 신축하되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에 대해선 보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수백년 전 건물을 온전한 상태로 구경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즐거움이요 보람이다.

제주시 산지천이 맑은 물이 흐르는 모습을 되찾고, 제주목관아가 복원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남문로는 문화의 거리였다. 다방이 즐비해 많은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즐겨 찾았으며, 그림·서예전과 시화전이 자주 열렸고, 음악감상 공간 등으로도 활용됐다. 

주민들로서는 신도시 형태의 도시재생을 원할지 모르지만 과거를 체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도시가 돼야 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여러 군데 옛날식 다방을 부활해 각종 전시회와 음악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