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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여름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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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7  16: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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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표 박사
제주의 여름이 뜨겁다. 지난 3년간 7월 평균기온은 대구보다 제주가 더 높았고 그 차가 계속 커졌다. 2015년 7월 평균기온은 대구 25.0℃, 제주 25.6℃이고, 2016년 7월은 대구 26.4℃, 제주 27.4℃이며, 2017년 7월 그러니까 바로 지난달 평균기온은 대구 27.8℃, 제주 29.2℃이다. 지난 주 8월 첫 사흘간 평균기온은 대구 26.7℃, 제주 30.4℃이다. 상식을 깨는 현실적 온도차에 대한 원인규명은 다음 기회로 돌리고, 제주의 여름을 더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짚어보자.

7월부터 대중교통 우선차로의 중앙차로구간에 공사가 집중되고 있다. 공사기간 교통혼잡이야 당연하다지만 인도까지 좁아질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좁아진 인도의 보행불편과 뿌리채 뽑혀 실려간 가로수들의 생사에 대한 의구심들이 제주의 여름을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7월 4일,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이 제주견 26마리의 추첨식 공개분양을 공고했다. 신청자 모두를 대상으로 즉석추첨으로 분양하겠다고 한 것이다. 길고양이와 유기동물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제주동물친구들이 노령개와 거동이 불편한 개의 분양제한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입양자 심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무작위 즉석추첨식 공개분양에 제동을 걸었다. 반려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열기가 제주의 여름을 뜨겁게 달군 것이다.

7월 18일, 제주도정은 감귤원 태양광 전기농사에 대한 사업승인취소를 감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사업신청자인 대우건설컨소시엄에 청문일정을 통보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청문 결과를 알 순 없으나, 뜨거운 태양광이 제주사회에 찬물을 아니 뜨거운 기름을 쏟아부은 셈이다. 베란다미니태앙광발전 사업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도 궁금하다. 7월 20일, 제주도정과 제주도의회, 제주지역구 국회의원들의 3자 합의사항이 발표됐다. 12일 간담회에서 도의회 비례대표 정수를 축소하고 대신 지역구를 늘리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비례대표제가 소수자 대변 장치로 대의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하는 발전적 민주주의 제도라는 점을 간과한 3자 합의에 대해 소수정당과 소수자 단체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성토의 열을 올리고 있다. 7월 25일, 제주도의회가 한진그룹의 지하수증산 동의안 상정을 10월 임시회로 보류했지만 3자 간담회에서 지하수 증산 문제까지 이미 합의해 놓은 건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아지랑이처럼 솟아오른다.

7월 28일에는 김진표 전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내국인도 출입하는 카지노를 허용해야 제주관광이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2003년 1월에도 국무조정실장 자격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 실무위원회를 주재하며 카지노 시설 확대를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안에 포함시켰던 인물이다. 2002년에 제주도정이 추진의욕을 내비쳤던 내국인 카지노에 찬성하고 나서더니 14년 만에 내국인 카지노라는 뜨거운 감자를 또 다시 제주에 던져놓은 것이다.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생명평화의 깃발을 들고 “평화야 고치글라”를 외치는 대행진이 동진과 서진으로 나뉘어 강정마을에서 제주시 탑동광장에 이르렀다. 강정해군기지를 여전히 반대하며, 성산의 제2공항을 반대하며, 돌고래의 안전과 평화를 촉구하며, 청소년이 정치의 주체임을 선언하며, 평화는 녹색임을 선포하며, 더위의 상징 대구보다 더 더웠던 제주의 무더위를 온몸으로 감내하는 이열치열의 기염을 토해냈다.

8월 8일 저녁 8시에는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다시, 촛불” 집회가 열린다고 한다. 11일과 15일에도 2차, 3차 촛불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비례대표 축소 반대를 위한 시민행동임을 밝히고 있지만, 촛불집회란 게 화산의 진앙과 같아서 어떤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올지 모른다. 태풍 노루가 비켜간 제주의 무더위를 식혀줄 태풍을 기다리면서, 대기온도보다 더 숨막히는 제주사회의 무더위를 돌아보았다. 다시, 촛불을 든 시민행동이 제주사회에 태풍의 눈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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