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선로 지중화사업은 거역할 수 없는 대세다. 지난해 한국전력은 2018년까지 전국 전기선로 지중화사업에 2조5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한전과 제주시가 제주동부경찰서~연삼로를 잇는 가령로에 심어진 와싱톤 야자수 중 고압선에 닿는 38그루를 이식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을 빚고 있다. 총사업비 1억8000만원 중 제주시가 6100만원을, 한전이 4700만원을 들여 야자수를 뽑아내고 먼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다음달까지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제주지역 가로수 와싱톤 야자수는 이미 제주의 상징물이 된지 오래다. 제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가장 먼저 남국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것은 와싱톤 야자수다. 하늘을 향해 높이 솟은 야자수를 보면서 제주의 정감을 만끽한다. 이러한 야자수를 고압선 사고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뽑아내겠다니 납득할 시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시민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야자수 이식보다 전신주를 이설해야 한다는 쪽에 손을 들 것이다.

특히 제주지역 전기선로 지중화는 미관을 중시하는 관광지여서 더 절실하다. 세계인들이 많이 찾는 국제자유도시 관광지라는 점에서 다른 지방에 앞서 전 지역 한전 선로 지중화가 요구된다. 물론 제주시 도심지 등의 전기선로가 지중화됐지만 도심을 벗어난 지역은 여전히 전신주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이른 시일 내 도 전역 전기선로 지중화는 어렵다하더라도 제주관광 관문 도시인 제주시내 선로 지중화는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역시 가장 먼저 가령로의 전기선로를 지중화해 제주시의 명물 야자수가 계속 제자리를 지킬 수 있게 해야 한다. 한전과 제주시는 야자수 이식이 몰고올 후폭풍을 감안해 선로 지중화로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