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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vision)은 좁고 어렵고 오래 참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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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0  17: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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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중
많이 덥다. 매일 이어지는 찜통더위와 열대야로 인해 에어컨이 없으면 지내기 어려운 요즘이다. 에어컨 없이 선풍기나 부채에 의지해서 여름을 나던 1970∼80년대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분명 작년보다 더 더워졌는데, 전력대란이라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1년 만에 전기생산량이 증가했거나 산업계나 국민들이 전기 절약을 실천했을 수도 있고, 전기 공급을 담당하는 기관이 탈원전 정책에 편승해서 판단을 바꿨는지는 모르겠다. 정권이 바뀌고 같은 정책에 대해서 판단이 달라지는 현실에서 원인을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내가 학교를 다녔던 때와 학생들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아니 10년 전의 학생들과도 많이 달라졌다. 키도 커지고, 잘 생겨졌다. 이러한 외적인 것 이외에 내면적으로 볼 때 크게 달라진 점 하나는 예전에 비해 참을성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생활이 많이 편해져서 그런 것인지, 경제적인 풍요로 인해 힘든 것을 하지 않으려는 풍조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의 교육체계가 참을성 없는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참을성이 너무 없다.

자기가 불편한 것은 불만을 토로해야 하고, 화나는 것은 욕을 해야 하며, 춥거나 더운 것은 참지 못하고,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에서 참을성, 즉 인내할 수 있는 역량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10년 뒤의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를 준비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편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성과가 있기를 바라는 모습에서 걱정이 앞선다. 남을 속이더라도 남들보다 편한 일이나 돈 많이 버는 일만을 찾으려는 모습에 한숨을 쉬는 나는 기성세대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학생들의 모습을 속담에 빗대어 표현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다’라고 말할 수 있다. 숭늉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솥아 붙고, 씻을 쌀로 밥도 지어야 하고, 뜸을 들인 후 밥을 퍼서 옮기고, 거기에 물을 붓고 다시 끓이던지 물에 불려야 한다. 그런 다음에 숭늉을 먹을 수 있다. 숭늉을 먹기 위해서는 수고의 인내가 필요하다.

참을성 없는 것이 어찌 학생들만의 탓이랴. 자기가 무엇에 재능이 있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진로를 찾으라고 떠미는 교육정책이나 중학교에서 이미 수학II를 선행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야만 일류대에 진학한다고 조바심 내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자녀들은 참을성을 키울 수 없다. 같은 반 친구는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이겨야 하는 경쟁자로 만드는 정글같은 학교 생활에서 무슨 인성과 인내를 배울 수 있을까?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무원 증원 정책이 대학생들로 하여금 공무원 시험 준비로 돌아서게 하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대학원 진학도 도내 기업 취업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게 되는 현실은 마음이 아프다. 경찰직이나 소방직과 같이 증원이 필요한 3D 공무원 직종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공무원의 많은 직종은 3D업종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이다. 공무원은 자주 ‘갑’의 위치에 서는 자리로서 월급이 적더라도 연금과 지위에서 만족도가 높다. 국립대 교수라는 직위를 가지고 있지만, 어쩌다가 타기관의 공무원이 부러울 때가 있는 나이고 보면, 학생들이야 오죽 그럴까 싶다.

학생들의 장래 희망을 조사한 것 중에서 1위가 ‘아이돌’이라는 설문조사가 떠오른다. 일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면이 있지만,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화려함과 환호성의 ‘아이돌’이 예전의 ‘과학자’, ‘대통령’의 꿈을 밀어버리고 있다. 밤늦게까지 연구해야 하는 과학을 10년 뒤에는 누가 하고 있을까? 남이 알아주지 않지만 일부러라도 피땀 흘리며 노동의 가치를 찾고 노력하는, 남들 쉴 때 일어나 땀을 흘리는 그런 학생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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