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문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14일 경기도 산란계 농가 2곳에서 피프로닐 등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후 전국 산란계 농장의 계란 출하가 전면 중지됐다.

그러나 제주에는 살충제를 사용한 산란계 농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제 오전 제주도는 산란계 농장의 살충제 전수조사 결과 전농가가 적합한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5일 자정부터 전면 금지됐던 계란 출하가 재개됐다.

도내 산란계 3000마리 이상 사육 농가는 23곳에 이른다. 제주도는 이를 포함한 37개 농가를 대상으로 살충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3~4일이 소요되는 조사를 앞당겨 끝내 농가와 소비자들의 걱정을 덜게해 줘 다행이다.

특히 계란을 많이 사용하는 학교의 학생 급식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계란을 재료로 사용하는 관련 업계의 영업 차질로 인한 손실도 걱정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전수조사 결과를 100% 확신해선 안 된다. 제주도는 만에 하나 조사에서 빠진 곳에서 살충제를 사용한 계란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모든 산란계 농가를 전수조사했다지만 농가별로 검사한 계란은 1농가당 30개에 불과하다. 살충제 사용 여부를 신속하게 조사해 발표한데 대해 평가하면서도 혹시 검사가 미흡했던 것은 아닐까 걱정이 드는 이유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종식된 지 한 달여 밖에 안 됐다. 산란계 사육 농가들은 AI 사태가 끝나자마자 발생한 ‘살충제 계란’ 파동이 제주에도 몰아치는 게 아닐까 위기감을 떨쳐버리지 못했었다. 더욱이 제주는 진드기가 많은 곳이어서 살충제를 사용한 산란계 농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었다.

제주도는 다른 지방의 살충제 계란 파동을 계기로 도내 닭 사육 농장의 환경개선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친환경 등 사육환경이 개선되면 닭의 면역력이 높아져 고품질 계란이 생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