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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과 불편함 사이에서- 쓰레기 요일별 배출과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한 단상
김준표  |  박사/제주대 사회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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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7  13: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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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표 박사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불편함에 맞닥뜨린다. 우리는 불편한 상황들 속에서 자신의 편리함을 챙기는 방법을 익히며 생명을 부지한다. 불편함 속에서 편리를 추구하는 존재, 그것이 인간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 그렇다는 말이다. 사회적으로는 편리함이 아니라 불편함을 선택하기도 한다. 편리함을 희생하고 불편을 감수하는 존재, 그것이 인간이다.

1. 클린 하우스와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제주의 ‘클린 하우스’는 행정이 제공한 참 편리한 제도임에 분명하다. 클린 하우스에는 흰색 종량제 봉투에 담은 생활 쓰레기를 담아두는 상자와 재활용품을 담아두는 상자가 마련돼 있으니, 버리는 이도 편리하고 재활용품을 수거해서 먹고사는 이도 편리하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재활용품 수거함에 재활용이 가능하지 않은 무늬만 재활용품인 쓰레기들이 투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예컨대 음식물이 묻어있는 플라스틱 용기는 재활용품 수거함이 아니라 흰색 종량제 봉투에 배출돼야 함에도 그대로 재활용품 수거함에 투척되기 일쑤다. 자판기에서 뽑아 마신 일회용 종이컵, 폼나게 마시고 난 테이크아웃 잔들, 우유팩, 일회용 라면 용기, 심지어 어떤 경우엔 음식물이 들어있는 채로 재활용품 수거함에 쌓이는 경우가 있다. 묶여있는 종량제봉투와 달리 악취마저 풍긴다. 지나친 편리함이 불편을 초래하게 됐다. 결국 재활용품 쓰레기들은 수거후 세척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고, 그 만큼 시간과 인력을 필요로 한다. 행정은 재활용품에 대해 요일별 배출제라는 묘수를 꺼내들었다. 시민들은 해당요일이 아니면 쓰레기를 집안에 쌓아두라는 말이냐며 불편하다고 아우성이었다. 사실 재활용품으로 배출되는 것들은 깨끗이 씻어서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집안에 보관한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깨끗이 씻기지 않는 것들은 흰색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배출하면 될 일이다. 쓰레기 처리 문제는 분명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요일별 배출제는 하나의 과도기다. 조금 불편해도 괜찮다. 불편을 감수하는 일은 편리함을 나누는 일이다.

2.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버스중앙차로제
대중교통체계가 확 바뀌었다. 학생들에게 버스노선도가 배포됐고, 동사무소에서도 옛날 전화번호부처럼 버스노선책자를 나눠주고 있다. 연일 방송이며 신문이며 달라지는 버스운송노선과 관련해 불편한 점들을 보도하고 있다. 특히 버스중앙차로제의 경우 교통대란이 예상된다, P턴 L턴으로 인한 접촉사고가 빈번해질 수 있다는 등의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불편해도 괜찮지 않은가? 내 자가용 운행이 불편해지더라도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막히지 않는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한다고 생각하면, 그들의 편리를 위해 내 불편은 감수할 만하지 않겠는가? 자가용 대수가 많다고 하지만, 자가용을 운전하지 않고 생활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다.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사람들과 버스와 도보로 이동하는 사람들 중에 누구의 편리를 더 보장해야 하는가?

롤스(John Rawls, 1921~2002)의 정의론은 공정성의 정의이다. 공정성을 위해서 그가 제시한 원칙은 차등의 원칙이다. 최소 수혜자에게 가장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하자는 것이다. 정의를 세우는 일은 강자에게서 편리함을 빼앗아오는 것이고, 약자의 편리함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일이다. 이동을 위한 도로, 그 도로의 편리함이 오히려 불편함이 돼 도로의 편의성을 가장 적게 누리고 있었던 이들에게 버스중앙차로제, 버스전용차로제라는 이름으로 가장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하자는 것이 이번 대중교통체계 개편이라고 생각한다. 버스를 이용하는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들을 생각하면 버스가 뚫리고 내 자가용이 막히는 게 오히려 즐겁다. 차제에 자가용도 버스도 아닌 걸어서 이동하는 이들의 편리함이 더 확보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조금 불편해도 괜찮다. 불편을 감수하는 일은 편리함을 나누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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