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전 서귀포시 중앙로터리에서 시민들이 버스 노선 개편과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다.

 

[제주신문=김지우 기자] “버스 왜 이렇게 안와요?”

 

제주 대중교통체계 전면개편이 시행된 26일 오후. 서귀포 중앙로터리에서 만난 공영자(77) 할머니는 무더위에 지친 얼굴로 기자에게 이같이 물었다. 개편으로 버스 노선이 바뀐지도 모른 채 평소 타던 버스를 한참동안 기다린 것이다. 

 

기자가 노선도를 보고 타야 될 버스를 알려드리자 “물어보지 않았으면 타던 버스만 계속 기다릴 뻔 했다”며 “처음이라 버스가 어떻게 운행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도는 이런 혼선을 예방하기 위해 도내 버스 정류장 500여곳에 공무원을 배치시켜 안내를 도왔다. 

 

그러나 정작 이용객이 많은 중앙로터리 정류장에는 노란띠를 두른 안내원이 없었다. 오전에는 공무원이 나와 시민들의 이해를 도왔으나 오후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책자를 들고 있는 기자를 안내원으로 착각, 3~4명의 시민이 노선을 묻기도 했다.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내원은 없고 혼란만 있었다. 한 운전기사는 "정류장에는 있는 안내원이 정작 터미널에는 없다"며 "기사들이 일일이 설명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운전기사 김모씨(47)는 "버스 번호가 바뀌어 도민들이 혼란스러워하더라"며 "노선을 모르는 승객들은 버스를 세운 뒤 물어보고 탈지 안탈지를 결정한다. 그러다보면 버스 운행 시간이 지체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70세 이상 어르신, 등록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등 교통약자에게 지급되는 제주교통복지카드의 저조한 보급률도 문제다. 김씨는 “아직 복지카드 발급을 받지 못한 어르신들이 많다"며 "신분증까지 없으시면 기사 입장에서는 난처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교통복지카드 보급률은 25일 기준 55.6%에 그치고 있다. 전체 발급 인원 86,483명 중 48,114명이 신청했다.

 

시내 일부 정류장에선 부랴부랴 노선도를 붙이는 모습이 목격됐다.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노선 부착 작업을 진행 중이던 업체 관계자는 "너무 촉박하게 발주가 들어와서 우리도 급하게 노선을 붙이고 있는 중"이라며 "곧 작업이 완료되겠지만 군데군데 노선도가 없는 곳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CCTV, 안심벨 설치 공사도 아직 진행 중이다. 도는 빠른 시일 안에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첫술에 배부르랴. 그러나 3년의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현재 보이는 미흡한 부분들은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