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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돌 하나로 잠든 그의 수심을 짐작해보려 한 적이 있다
그는 주름치마처럼 구겨졌으나 금세 제 표정을 다림질했다
팔매질 한 번에 수십 번 나이테가 그려졌으니
그에게도 여러 세상이 지나갔던 거다
-권혁웅의 ‘수면’ 모두
누군가에게 이해 받고 싶을 때가 있다.
아니면, 이해 해주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그에게 나는 남이고 나에게 그는 남일 뿐이어서 활짝 마음을 열어 놓지 못한다.
“무슨 일 있어” 묻는 질문에 마음 흔들려 주름치마처럼 잠깐 나의 상처를 보여 줄 뿐 금세 아무 일 없다는 듯 평온해진다.
그러나 그 잠깐 치마의 주름골 사이사이 여러 세상의 상처받은 나이테를 보아 버렸고, 들켜버리고 말았다.
그래 오늘은 너를, 나를 위해 어설픈 위로 따윈 하지말자. 좀 모른 척 해주자.
지금도 우리의 생은 지나가는 중이고 나이테는 그려지는 중일 터이니. 오승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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