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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대 공영버스 타고 제주 한 바퀴!
정희성  |  농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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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2  15: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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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성 농부시인
정감 넘치고 더없이 친절했다. 버스는 낡았고 길은 적고, 좁고, 험했지만 버스를 타고 강정천을 찾아가고 일출봉을 올라가던 30년 전 제주여행은 정을 느끼고 청정자연과 마을을 만나는 생태관광이자 공정여행 그 자체였다. 기사분들은 느긋하고 곰살맞기까지 해 버스를 탔다기보다 이웃집 형님이 운전하는 버스로 여행을 함께 하는 느낌이었다. 더구나 심심풀이 삼아 오가는 대화는 전문 관광가이드의 수준을 웃도는 내용이었다.

제주대중교통체계를 ‘3년 준비해 30년 만에 확 바꾼 것’이라는 소식을 들으며 30년 전 여행객 신분으로 제주를 누비던 그 때가 떠올랐다.

30년이 흐르는 사이 버스보다 렌트카, 배보다 저비용항공사의 비행기, 특급호텔 중심에서 펜션과 게스트하우스로 제주여행의 교통·숙박 서비스의 틀과 내용이 변화하면서 제주여행의 편의성, 접근성이 좋아진 만큼 잃어버린 것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게 <2017년 8월 26일, 제주대중교통체계 대개편>은 그때 그 시절의 21세기적인 복원 같은 느낌으로 와 닿아 가슴을 뛰게 한다.

‘아! 이젠 대중교통 공영버스만으로, 그것도 요금을 단일화했다니 값싸게 마을 곳곳을 둘러보는 제주일주를 해볼 수 있는 거구나!’라는 것과 함께, ‘나뿐 아니라 여행객에게도 엄청난 변화요 혜택이네!’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 개편은 크게 보면 ▲도내 모든 지역 시내버스 요금으로 이동 가능 ▲공항과 버스 터미널, 읍면 환승 정류장을 연결하는 급행버스 12개 노선 신설 ▲간·지선 노선 체계 전면 개편 및 환승 체계 구축 ▲버스 증차 및 디자인 개선, 모든 버스 무료 Wi-Fi 제공 ▲대중교통 우선차로제도입(3개 구간 15.3㎞ ▲동·서부 주요 관광지 순환버스 2개 노선 신설 ▲70세 이상 어르신 등 교통약자 제주교통복지카드 도입 ▲대중교통 운영체계 개편(공영버스 지방공기업 전환, 민영버스 준공영제 도입) 등 여덟 가지가 주요 내용이다. 
그러니 이번 개편은 지난 세월 동안 이동의 편의성, 속도 중심으로 개인화 돼온 제주교통의 틀을 ‘공영 회복’으로 바꿔, 제주의 모든 길에 속도 대신 다시 사람과 문화를 주인으로 모시는 ‘사람 중심 길 문화’의 복원이라 풀이할 수도 있겠다.

개편 첫날이 8월 26일이었으니 9월 중순에 접어든 현재, 보름 남짓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대개편이 주는 생소함과 복잡함에 적응하지 못한 도민들의 원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 이번 대개편은 우리에게 ‘다르게 상상하기’를 자극하기도 한다. 제주 곳곳을 돌아다니는 797대 각 노선별 공영버스를 ‘제주 생활 및 마을관광 버스’로 바꾸어 생각해보는 것이다. 누구나 시간과 비용을 알뜰하게 쓰면서 제주 곳곳의 속살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제주만의 독특한 마을여행 인프라’의 새로운 주역으로 대접하자는 것이다.

이런 생각과 함께 30년 전, 제주 곳곳을 느린 속도로 유람하면서 제주의 환경과 생태를 지근거리에서 만지고, 호흡하고, 느끼던 버스여행의 감흥을 다시 누릴 수 있다는 기대를 해본다.

제주 여행의 틀을 혁명처럼 바꾼 ‘올레 걷기 여행’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듯이 ‘제주 여행 공영버스 타고 한 바퀴’라는 새로운 흐름을 꿈꾸지 못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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