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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의 꽃, 피워내야 한다
김광렬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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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7  14: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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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렬 시인
학교 폭력 사태가 도를 넘은 듯하다.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이 실체를 드러내자 여기저기서 그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음을 알리는 뒷이야기(보도)들이 뒤따르고 있다. 예전에는 성인사회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일들이 지금은 중등, 초등학교로 옮겨가는 듯한 인상이 짙다. 왜 소규모 학생 집단이 힘없는 한 학생을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해하는 일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일어나고 있는가?

폭력은 인권유린이다. 인간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누구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누구도 무력으로 어떤 한 개인의 인권을 빼앗거나 짓밟을 수 없다. 당하는 사람의 아픔을 한번 생각해보라. 육체적인 순간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으며 그 정신적인 트라우마는 오죽할까. 사람에 따라서는 남은 생애가 괴로움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과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그런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을 안겨줄 특권을 지니기라도 한 것일까.

지난 8월 19일 제주4·3평화재단 이문교 이사장 등 여덟 명이, 약 4박 5일 일정으로 다녀온 대만의 가오슝 시는 인권도시였다. 그곳 첸쥐(陳菊) 시장은 특히, 학교에서의 인권교육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학교에서의 인권교육은, 학생들이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짜서 체계적으로 운영한다고 했다. 그녀는 인권교육을 제대로 배운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인권사회, 더 나아가서는 인권국가가 되리라는 확신을 지닌 듯했다. 더욱이 역사를 교훈으로 한 인권교육을 실현해나가려는 의지가 아주 뚜렷해보였다.

1945년 무렵 장개석이 대만을 장악했을 때만 해도 철혈강압정치가 이뤄졌다. 그는 이에 항거하는, 뜻있는 인사들 2만여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대만의 2·28사건이다. 제주의 4·3사건과 그 발생시기가 비슷하며, 내용적으로도 무고한 인권유린과 인권학살이 자행됐다는 점에서 흡사하다. 그리고 1979년에는 일명 ‘가오슝(Kaohsiung, 高雄)사건’이라고도 불리는 ‘미려도(美麗島)사건’이 발생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5·18과 유사한 성격의 것으로 당시 일당독재에 대한 민주화운동이다. 이때 역시, 150여 명의 인사가 반란죄로 구금됐다. 첸쥐 시장도 그 역사의 한 가운데 우뚝 서 있었던 인물이다. 

가오슝을 인권도시로 설정한 이유는 아마도 그러한 인권유린과 인권학살이 두 번 다시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반작용이리라. 집단이든 개인이든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억압하고 강제할 뿐만 아니라, 살상을 저지르는 등의 가학행위가 반복될 때 그 나라의 미래는 어둡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성인 사회에 있어서도 문제지만 자라나는 세대에 있어서는 더 심각하다. 왜? 그들은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나갈 주역들이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나라 학교현장의 경우, 얼마만큼의 인권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입시교육(정책)에만 급급하다보니 인권을 가르칠 겨를이 없기도 할 것이다. 설령 인권에 대해 가르친다 할지라도 시험을 치르기 위한 관념적, 추상적, 암기식 범주에 머물다보니 오히려 경쟁심만 부추기는 모양새로 변질되고 말 것임이 역력하다.

우리도 4·3이나 4·19, 5·18 등과 같은 역사적 오류를 반면교사 삼아 인권교육을 실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고 짓밟는 행위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권에 대한 학습이론이나 행동에너지가 될 만한 구체적이고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해 꾸준히 추진해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그럼으로써 보다, 사람의 향기가 나는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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