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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의정서와 제주 생물자원
김인중  |  제주대학교 생명공학부 바이오소재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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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9  13: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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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대 생명공학부 교수
으름난초, 고란초, 개족도리, 삼각산골조개 등의 이름도 생소한 생물이 제주도에 자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제주에서는 고삼, 비자나무, 청미래덩굴 등을 약재로 사용해 왔다. 제주의 구상나무를 개량해 크리스마스트리로 판매되고 있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제주 생태계에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생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가 지난 8월 17일에 국내에서도 발효됐다. 전세계 국가 중 현재 100개국이 비준했다. 나고야 의정서의 공식 명칭은 생물다양성협약 부속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과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에 관한 나고야의정서(The Nagoya Protocol on 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the Fair and Equitable Sharing of Benefits Arising from their Utilization(ABS) to the CBD)다. 기존 1993년에 발효된 생물다양성협약(CBD)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과 이익 공유(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Sharing·ABS)’에 관한 규정을 골자로 한다. 제주의 생태계와 자연 서식지에서 존재하는 생물자원에 대한 권리를 우리나라가 주권을 가지고,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국가에 비금전적 이익과 로얄티 등의 금전적 이익을 공유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국제 협약이다. 유예됐다가 최근에 발효가 됨에 따라 외국산 재료의 사용이 70%가 넘는 국내 의약품, 화장품 산업과 종자 산업 등에도 큰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주도의 신성장산업인 화장품 산업은 중국발 사드보복에 더해 나고야 의정서라고 하는 큰 암초를 만났다.

제주도는 생물자원의 보고다. 제주도에는 육상 동식물뿐만 아니라 해양생물과 미생물 등이 다양하게 존재해 생물자원 보고로서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소중한 곳이다. 이와 같은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제주도에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수집과 기록, 분석, 평가, 발표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기존에 전통지식으로서 활용돼온 생물자원과 이의 활용법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문중 내의 비밀이나 구전으로만 전해져서는 인정받을 수 없다. 더욱이 그나마 전통지식을 알고 있는 세대가 지나고 나면 그 지식은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질 것이다.

매년 일자리 창출과 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산림가꾸기 사업이나 산림자원 조성 사업 등의 공공사업도 생물자원의 소실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지 엄밀한 조사가 우선돼야 한다. 제주가 자연 서식지인 생물자원을 활용한 신품종 육성, 산업적 이용가능성, 제품화 등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기초적인 연구인 제주 생물자원과 해외 생물자원과의 유전적 차이 분석을 통한 제주 토착화, 차별성 등에 대한 데이터도 축적해 나가야 한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온난화 등의 기후 변화를 심하게 받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 기온이나 해수 온도의 변화도 크다. 이러한 위치 특성은 제주에서 자생하고 있는 생물의 생존에 있어 위험 요인이 된다. 여기에 개발 및 관광 우선 정책은 산림 면적의 축소, 생물자원의 멸종을 유발할 수 있다. 기후 변화는 제주도나 국가 자체적으로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다. 사람의 개발 행위와 생물자원 보존이라는 것이 충돌되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만이 생물자원의 소실을 그나마 줄일 수 있다. 현재는 존재하지만, 10년, 20년 뒤에 서식처에서 사라진다면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 국가로서, 자연 서식지로서의 그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제주도, 생물다양성이 가장 큰 가치인 섬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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