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는 20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도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한 획정안에 대해 조건없이 수용할 것”을 약속하며 이같이 밝혔다.
 

원 지사는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했다는 자체만으로 추후 획정결과에 대해 많은 분들이 원망이나 비난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선거구획정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고 누군가는 힘든 짐을 져야한다. 도지사인 저도 그 짐을 나누고 더 크게 무게를 질 각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며 “도민에게 근심보다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선거구획정 위원들이 획정작업에 복귀해 주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이어진 유종성 특별자치행정국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원 지사가 조건없이 수용하겠다고 천명한 권고안은 사실 특별법개정을 배제한 선거구조정안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종성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정부입법으로 특별법을 개정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어렵다”며 “이전에 말씀드린바 있듯이 현행 법 규정내에서 확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입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의원입법에 대해 도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며 “의원입법으로 하게되면 도는 부처협의나 지원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도는 현재 2007년 헌법재판소가 정한 광역시·도의원 인구 기준을 초과하는 선거구가 2군데 나타나 반드시 선거구를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도는 지난해 12월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해 도의원 2명 증원을 골자로하는 선거구획정 권고안을 제출한 바 있다.
 

도는 선거구획정위의 권고안을 토대로 지역국회의원들과 협의해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려다 더 정확한 도민여론을 확인한 뒤 민심을 반영한 특별법 개정을 하자는 의견이 제시됨에 따라 지난 7월 재차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비례대표 축소로 나타나 이를 의원입법으로 발의하려 했지만 입법 발의 최소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지난달 8일 의원입법발의가 중단됐다. 결국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들은 지난달 24일 전원 사퇴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