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화북동 화북포구에 있는 용천수 큰짓물을 당국이 시멘트를 붓고 메워 보존대책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도상하수도본부가 지난 2015년 화북1공구 하수관로 교체 사업을 벌이면서 큰짓물의 물줄기가 끊어 버렸다는 것이다.

물이 썩고 악취를 풍긴다는 민원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공론화를 거치지 않고 시멘트로 타설해 메워 버린 점은 비난을 살 만하다.

비단 화북동의 사례가 아니라도 제주의 용천수들이 각종 개발로 인해 말라 가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용천수 1025곳 중 364곳(35%)이 매립 또는 멸실돼 661곳만 확인됐다고 한다.

그나마 661곳도 상당부문 용출량이 감소하면서 고갈 원인이 지하관정 개발과 건축 공사, 택지 개발로 나타나 보존대책에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제주시의 경우 한림 명월물, 외도 월대천 등 마을별로 많은 용천수가 있지만 최근 물이 마르는 현상과 오염이 가중되고 있어 원인 분석과 함께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

그렇다고 용천수 복원사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판석 포장을 하거나 안전휀스 설치, 훼손부분 복구, 수목식재 등이면 충분하다.

나아가 용천수는 물이 귀하던 시절 주민의 생명수 역할을 했던 만큼 정비사업 후에도 사후관리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정비 사업을 통해 원상태로 복원한다는 것은 훼손 등 다소 무리를 가져 올 수 있다. 하지만 당국과 마을 주민들이 관리체계를 확고히 해 지속적인 정화활동을 벌인다면 그나마 복원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각종 개발행위로 인해 용천수가 고갈되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보존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