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제주칼럼
안전한 에너지
최수석  |  제주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9.26  13:47:4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최수석 교수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의 중요한 변수가 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시민참여단이 결정돼 지난 16일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약 한달 간의 숙의 과정을 통해 권고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하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원래 오리엔테이션 당일 시민참여단이 각각이 판단을 내리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근거가 될 자료집이 배포돼야 했으나, 탈핵진영에서는 공론화위원회의 공정성에 문제제기를 하며 지난 13일 자료집 제출 등의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다시 공론화위원회에 계속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추진일정상 자료집을 볼 시간이 많이 줄어들게 됐다. 시민참여단이 원전 찬반 양 진영에서 제출한 자료를 검토할 시간이 줄어든다면, 아무래도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보다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근거로 판단을 내릴 개연성이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 향후 우리나라의 수십 년 내지는 수백 년을 결정할 중요한 판단이 충분한 논의의 과정 없이 너무 성급하게 이뤄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숙의 민주주의’를 표방한 공론화과정에서 ‘숙의’가 빠지는 건 그야말로 ‘앙꼬 없는 찐빵’ 아닌가?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고정관념 중 하나는 원자력발전은 사고 시 위험을 감안했을 때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에너지 생산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지 한번 따져보자. 원자력 발전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가정이 현실화 돼야 하는데, 우선 사고가 일어나야 하고, 이후 사고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100% 안전한 기술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원자력발전 혹은 다른 발전방식으로 인해 발생되는 인명 피해가 몇 명인지 숫자로 표현을 해봐야 비로소 합리적인 비교를 할 수 있다. 2012년 미국의 유력한 경제지인 ‘포브스’에 이에 대한 글이 실렸는데, 전 세계적으로 1조 kWh의 전기를 생산하는 동안 몇 명이 사망하는지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각 발전방식별 사망인원은 석탄발전 10만명, 석유 3만6000명, 천연가스 4000명, 수력 1400명, 태양광 440명, 풍력 150명, 원자력 90명 순이었다.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바와 달리 원자력이 상대적으로 가장 안전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사망자 수와 더불어 발전과 안전의 상관관계에서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문제는 바로 온실기체이다. 온실기체는 UN을 비롯한 많은 단체와 수많은 과학자들이 인류 생존의 가장 큰 현실적인 위협으로 생각하고 있는 문제다. 실제로 초대형 태풍과 이로 인한 자연재해는 지구온난화의 결과물이며, 온도상승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은 자연 뿐 아니라 인간활동에도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많은 국가들이 국제협약을 통해 온실기체 배출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온실기체의 대부분은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데 kWh당 이산화탄소 기준 배출량을 발전원별로 살펴보면 석탄 991g, 석유 782g, 천연가스 549g, 태양광 57g, 풍력 14g, 원자력 10g, 수력 8g 순이다. 흥미로운 점은 친환경이라고 생각되는 신재생에너지가 수력을 제외하고는 원자력보다 더 많은 온실기체를 내뿜는 다는 것이다. 특히 태양광의 경우 태양전지를 제조하기 위한 공정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데, 만약 그 에너지조차 신재생발전을 통해 감당한다면 그야말로 온실기체의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적인 발전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표적 탈원전 국가인 독일의 경우 날씨에 따라 변동성이 큰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위해 보조전력원으로 석탄과 천연가스를 사용 하는데,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이 약 30% 수준임에 비해 보조수단이라고 하는 석탄과 천연가스의 비율은 각각 40%와 12% 수준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며, 결국 온실기체 문제의 관점에서 원자력발전만한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발전원별 사망자 수나 온실기체 배출량을 기준으로 원자력발전이 안전하기 때문에 신재생발전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여러 과학기술적 측면이나 시민사회의 수용성 등을 고려했을 때 각 발전방식이 가지는 장단점은 골고루 존재한다. 따라서 균형잡힌 에너지원의 구성이 필요하며, 합리적인 결과 도출을 위해 고정관념은 철저히 배재하고 객관적인 자료에 입각하여 판단이 내려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311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공로 9-1(도두일동)  |  대표전화 : 064)744-7220  |  팩스 : 064)744-7226
법인명: ㈜제주신문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제주 아 01014   |  등록일 : 2007년 10월 24일  |  대표이사:전아람  |   발행인:전아람
편집인:전아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아람
Copyright 2011 제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press@jeju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