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행정편의 위주의 생활쓰레기 정책은 전국적으로 손꼽힐 정도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에 속하고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전격 시행으로 주민들의 불이익과 불편이 극심하다.

외형상으로는 평온한 분위기인 것같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요일별 배출에 따른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종량제 가연성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는 매일 배출이 가능해 덜 불편한 편이나 재활용 쓰레기는 정해진 요일에만 버려야 한다. 그나마 플라스틱류는 월, 금, 일요일 세차례 버릴 수 있지만 병류는 화, 토요일에만 배출해야 한다.

더구나 캔·고철류는 수요일 단 하루만 배출이 허용됐다. 캔류는 보통 맥주, 음식물 통조림 등으로 소비량이 많은 편이다. 빈 캔류는 하루만 지나도 냄새가 난다. 그럼에도 캔류를 일주일에 단 하루만 버릴 수 있도록 한 것은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이다.

제주도는 종목별 재활용품을 이틀에 한 번 꼴로 버릴 수 있도록 완화하고 보다 더 계도와 홍보활동을 거친 후 불법쓰레기 배출시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재활용 쓰레기를 집안에 쌓아놔 불편을 겪는 주민들의 심정을 헤아린다면 못할 일이 아니다.

이미 어제부터 불법배출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고 있지만 연말까지만이라도 계도체제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 더욱이 가연성과 불연성을 섞은 불법배출이 아닌 요일별 배출제를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과태료를 물리는 것은 지나친 처사다.

가뜩이나 제주시 종량제 봉투가격(20ℓ 1개)은 700원으로 부산(850원), 광주(740원)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비싸다. 더욱이 서울 490원에 비하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다. 지난해까지 500원 하던 종량제 봉투 가격을 올해부터 무려 40%나 인상한 것이다. 제주도는 재활용품 격일제 전환과 함께 과태료 부과시기를 뒤로 미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