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
빌려 울다
제주신문  |  jejupress@jejupres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0.11  14:41:4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바위는 어떻게 우는가
자귀나무는
배롱꽃은

불볕에 달구어진 너럭바위가
소나기를 만나 벌컥벌컥 물을 들이켜고 있었다

어젯밤에는 잠든 사이
양철지붕을 빌려
비가 한참을 울다 갔다
애가 울면 아내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젖을 꺼낸다

나는 여태껏
매미가 우는 줄 알았다
나무가 매미의 몸을 빌려 울고 있었다
울음이 다하면
얼른 다른 나무 그늘에 붙어
대신 또 몸으로
울어주고 있었다

-고영민의 ‘빌려 울다’ 모두

그렇구나.
비는 양철지붕을 빌려 울고, 나무는 매미를 빌려 우는 것이었구나. 빌려 우는 줄도 모르고 빌려 울고 있었구나.
그렇다면 어머니는 나의 몸을 빌려 우는 것이었구나.
나 대신 누가 또 울어주는 줄도 모르고 세상을 살고 있었구나.  오승철·시인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제주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311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공로 9-1(도두일동)  |  대표전화 : 064)744-7220  |  팩스 : 064)744-7226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제주 아 01014   |  등록일 : 2007년 2월 12일  |  발행/편집인 : 부임춘  |  청소년보호책임자 : 부임춘
Copyright 2011 제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press@jeju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