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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생태계의 파수꾼 ‘꼼장어’
장대수  |  한국연구재단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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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5  11: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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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수 이학박사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몸에 투자를 많이 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정력에 좋다거나 피부에 좋다하면 씨가 마를 정도다. 먹장어보다는 꼼장어로 널리 알려진 먹장어는 근년에 들어 일본이나 칠레 등 세계 여러나라로부터 수입해 오고 있는데 그 중 일본에서는 먹장어를 먹지 않거나 대부분 좋아하지 않아 우리나라로 거의 전량 수출해 왔는데 최근에는 한국사람 때문에 먹장어가 씨가 마를 정도라고 생물학자들의 자원관리를 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소리가 나 올 정도다.  

먹장어의 생김새는 눈이 퇴화해 흔적만 피부 아래 묻혀 있어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으며 비늘도 없고 지느러미도 꼬리지느러미 밖에 없다. 입은 구멍모양이며 양쪽에 4쌍의 수염이 있고 아가미 구멍은 옆구리 앞부분에 6∼8개 줄지어 있으며 구멍이 가장 크다는 것이 다른 종과 구별되는 점이다. 뱀장어, 갯장어, 붕장어 등은 모두 뱀장어목에 속하지만 먹장어는 칠성장어, 다묵장어와 함께 입이 동그랗다고해 원구류로 분류되는 원시어류다. 입이 둥글다는 것은 턱이 없기 때문이며 턱은 척추동물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먹이를 섭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먹장어는 턱이 없는 대신 입술이 빨판 모양을 하고 있어 다른 물고기에 달라붙어 살과 내장을 파먹는 기생 어류다.    

먹장어라는 이름은 깊은 바다에 살다보니 눈이 멀었다 해서 붙여진 것이다. 영어권에서는 해그피시(hagfish)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hag’가 ‘보기 흉한 노파’를 뜻하므로 턱이 없고 쭈글쭈글한 먹장어의 모습이 보기 흉한 노파의 모습으로 비춰진 듯하다.

제주도에서는 옥돔연승에서 소량이 어획되기도 한다. 고등어 미끼를 꿴 주낙이 해저로 내려가면 냄새가 풍기기 때문에 눈은 퇴화됐지만 촉수로 냄새를 감지하고 미끼를 빨아 먹다가 낚시에 걸려 올라오는 것이다. 먹장어가 올라올 때 거미줄 덩어리 같은 끈적끈적한 흰 물질로 몸을 감싸고 있는 상태로 배 위로 낚여 올라 오는데 해저에 구멍을 파고 그 속에 들어가서 구멍을 끈적이는 물질로 집을 짓고 그 속에서 숨어 살면서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먹장어는 몸의 양쪽에 점액공이 줄지어 나 있는데 여기서 끈끈한 점액을 분비하는데 힘이 센 물고기의 공격을 받으면 더 많이 분비하고 큰 성체의 경우 7ℓ나 쏟아 낸다고 한다. 때에 따라서는 공 모양과 같은 점액 덩어리를 만들어 포식자의 아가미를 덮어 질식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제주도에 특산물로 유명한 옥돔과 같은 어류는 혈거생활(해저에 구멍을 파 들어가 산다)을 하는데 먹장어도 구멍의 크기는 작지만 해저의 펄이나 모래가 섞인 해저에서 살아가는 형태는 어느 정도 비슷하다. 이처럼 바다의 해저는 다양한 생물이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며 살고 있어 우리가 함부로 해양쓰레기를 버린다면 해저 생태계를 파괴하게 되는 것이며 일생을 거의 정착해 살아가는 생물들은 살아갈 길이 없다. 먹장어는 또 바다의 청소부란 별명과 같이 해저에 가라앉은 생물의 사체를 분해해 바다의 오염을 막아준다. 맛은 굳이 설명하지 않겠지만 생김새는 별 볼 일 없게 생겼으면서도 우리가 보지 못하는 바다의 해저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먹장어를 보면 사람이나 생물이나 생김새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간단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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