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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勝者)와 패자(敗者)
박근영  |  webmaster@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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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2.2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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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문을 두드리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수험생들 중에는 원하는 성적이 나온 이도 있겠고 조금은 실망한 이들도 있을 겁니다. 열심히 한 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은 이들은 상심이 크실 거라고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거창하게 아인슈타인의 실패담이나 진화론의 다윈을 떠올리지 않아도 조금도 위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 재수생이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자살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내년에 수험생을 둔 부모 입장에서 남이야기가 아닌 듯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모든 수험생 여러분,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것처럼 인생은 깁니다. 인생은 짧고 할 일은 많다가 아니라 인생은 길며 세상도 넓고 할 일은 아주 많습니다. 아들이 자기소개서를 쓴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공부는 마라톤 경주이며 삶의 기본을 쌓는 것이라며, 그리고 삶은 자기 페이스를 조절해 달리고 힘이 들면 조금 쉬어가면서 꿈을 이루고 목표를 거두겠다며 포부를 밝히고 있었습니다. 장애물을 만나면 돌아서 가는 길이 있고, 넘어서 가는 길이 있으며 때론 폭풍우에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든 과정이 있을 거라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마냥 어린애로 생각했던 아들이 아니었습니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게 기특하기만 했습니다.
대학이라는 것은, 인생이란 긴 길을 가는 동안 하나의 정거장에 불과합니다. 그 정거장에 조금 늦는다고 해서 좌절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정거장이 아니라도 돌아서 가면 또 다른 정거장이 나옵니다. 삶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오늘의 슬픈 시간은 내일이라는 시간으로 지울 수 있습니다. 삶에서 학력이 문제되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사회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도 아니 졸업하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은 많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세계최초의 비행사 라이트 형제나 자동차 왕 헨리 포드도 중학 중퇴자들이었습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말한 현대그룹의 창시자인 정주영 회장은 소학교를 졸업했지만 한국 최대의 재벌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연예인들이나 기술자, 전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학 강단에 서서 강의를 합니다. 학자든 재벌이든 꼭 대학을 나와야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젊은이들을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패배감에 젖게 하는 사회와 부모님들의 내 자식만큼은 1등이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문제인 것입니다.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 달달 외웠던 국민교육헌장에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라는 글이 있습니다. 저는 이 글귀를 무척 좋아합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 저마다 자기의 그릇과 숟가락을 들고 세상에 나왔다고 합니다. 남들과 똑같이 살 수는 없습니다. 자기만의 타고난 소질을 계발하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열정이 자연히 따르게 되어있습니다. 누가 말려도 열정이란 것은 말리지 못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힘들어도 행복한 것입니다. 하기 싫은 공부를 강제로 하고 억지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열중하는 것이 밝은 장래를 위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공부도 자연히 하게 될 것이고 성공이란 성취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게 삶에서 승자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이란 긴 여정을 가다보면 많은 선택의 길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직업이 다양해지고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지금 보다도 더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틀에 박힌 사고를 가지고 사는 젊은이가 아닌 열정을 가지고,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마음 놓고 날개를 펴십시오. 그리고 자유롭게 좋아하는 길을 찾아 날아다닐 수 있는 꿈을 가지시길 바랍니다.<박근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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