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의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 등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됐다. 내년 6월13일 지방선거를 앞둔 마지막 행정사무감사(10월16~31일)여서 감사기관과 피감사기관 모두 적당주의 감사에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 재출마할 도의원들은 괜히 언성을 높여 공무원들에게 미움을 받느니 적당히 넘어가 환심을 사려고 할 우려가 높고, 공무원들도 이러한 도의원들의 심리를 이용해 감사준비를 소홀히 할 수 있다.

이럴때일수록 도민들은 행정사무감사를 더 두눈 부릅뜨고 주시해야 한다. 문제가 된 원희룡 도정의 현안들이 제대로 다뤄지고 있는 지, 마지못해 호통만 치고 엄포만 놓는 사무감사에 급급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꿰뚫어보고 즉시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원 도정은 제2공항, 도두하수처리장, 제주시민복지타운 내 행복주택 건설 문제 등과 관련해 심각한 주민 갈등을 분출시켰다. 대부분 졸속행정과 주민과의 소통부재에다 따라오라식 일방주의 행정의 결과물들이다.

원 도정은 불통 해소는커녕 불통이 또다른 불통을 낳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주민여론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원 도정의 독선적 행정을 바로잡는 기회가 돼야 한다. 만약 민선 6기 원 도정에 대한 마지막 행정사무감사여서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 한다면 직무를 유기하는 행위나 다를 바 없다. 

더구나 시민복지타운 내 행복주택 건설, 제2공항 건설은 주민 반대도 심하지만 환경보전을 위해 중지해야 하며, 도두하수처리장 증설도 주민들의 요구대로 지하시설로의 현대화사업을 앞당겨야 한다.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 지 확인하는 일도 행정사무감사의 중요한 몫이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및 전기차 보급 등 대형사업과 관련한 예산낭비 요인에 대해서도 철저한 점검과 시정이 촉구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