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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8일 제주퀴어문화축제와 실패한 민원조정
김준표  |  박사/제주대 사회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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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2  13: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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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표 박사
조정은 갈등 상황에서 등장한다. 조정은 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를 목표로 한다. 조정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결이 아니다. 대치중인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주는 순간, 조정은 이미 실패다. 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주시 민원조정위원회가 조정을 시도했다. 두 가지의 민원이 서로 충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시 민원조정위원회의 조정은 실패한 조정이다.

지난 8월 28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결성됐다. 조직위원회는 작년 8월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던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화장실의 여성혐오를 기억하는 이들이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넘어서서 사랑과 평화의 힘으로 온전한 자유와 행복을 누리기 위해 퀴어문화축제를 계획한다고 선언했다.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시작했지만, 그들에 대한 지지선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반대진영의 반대현수막 때문이었다.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지 인지하지 못하던 시민들은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이들이 내건 현수막으로 인해 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오히려 퀴어문화축제 지지를 표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10월 28일에 토요일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축제를 열겠다고 제주시에 알렸고 제주시는 이를 허락했다. 제주시 공원녹지과에 장소사용을 허가받고 경찰쪽에도 집회신고를 마친 축제조직위원회는 안전한 축제 진행을 공언하며 행사를 준비해왔다. 신산공원을 축제장소로 사용하기 위한 민주적 절차를 밟아온 셈이다. 한편, 퀴어문화축제 반대현수막이 내걸리고 가두선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퀴어문화축제에 대응하는 반대입장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10월 28일과 그 하루 전인 27일에 제주영락교회에서는 반대집회도 열린다. 제주영락교회, CCC 제주지부, 예수전도단 제주지부, 집스(JIBS), 제주지역교회연합, 제주장청연합회가 협력단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관계자 한 분과의 통화에 따르면, 기독교에서 나서기 전에 이미 시민연대와 상가번영회 등도 반대하고 있었으며, 애초에 공원녹지과로 사용신청서가 접수될 때 인권위원회를 통한 압력으로 공원녹지과에서는 장소 사용 허가를 해줄 수밖에 없었다는 공원녹지과 직원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 하에 제주시가 민원조정위원회를 열게 됐다. 정기적으로 열리지 않던 민원조정위원회가 사실상 처음으로 열리게 된 것이다. 제주시청 민원실 담당자에게 전화로 문의했더니, 위원회는 12명으로 구성됐고, 그 중 2명이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소문에 따르면 민원조정위원회가 열리기 하루 전에 위원 변경이 있었다고도 한다. 시청공무원의 부서간 회의인지 민원조정 회의인지 모를 정도라는 점도 문제지만 위원회가 장소사용허가 취소를 결정한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민원조정위원회는 판결기관이 아니다. 조정을 시도하고 조정에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그 결과를 보고하면 될 일이다. 이번 민원조정위원회의 잘못은 하나의 민원에 허가했던 결정을 다른 민원에 의해 결정취소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조정은 판결이 아니므로 좀 더 적극적으로 조정을 시도했어야 한다. 공개토론의 장을 통해 서로 다른 두 민원의 부딪침을 시민들에게 드러내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도록 노력했어야 한다. 그래야 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민원조정위원회의 (결코 조정이 아닌) 결정은 이해가 상충하는 두 민원 사이의 조정을 이뤄내지 못한 것이고 오히려 더 큰 분쟁의 불씨를 지핀 것이다. 퀴어문화축제는 열릴 것이고 축제 반대집회도 같은 장소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원조정위원회는 이미 사용한 허가를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축제 반대집회도 같은 장소에서 서로 공간을 이격해 개최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장소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두 개의 갈등 집단이 동시에 한 장소에서 부딪치는 것보다, 두 개의 갈등 집단이 장소 사용 허가를 받고 한 장소에서 나란히 함께하는 것이 훨씬 더 자유민주주의의 모습에 가깝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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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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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복
김목사! 연락 줘요 . 핸폰이 고장 나는 바람에. 아버지 목사님 전번도 싹 사라저벤요
(2017-11-07 18: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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