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인구 5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말 현재 49만534명으로 매월 약 800명이 증가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내년말 5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인구가 예상 외로 급증하면서 하수 처리, 쓰레기 처리, 주차난도 덩달아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제주시는 인구 50만 시대를 견인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행정시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주시는 인구 증가추세에 걸맞게 도시행정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그럴 권한이 없다. 제주도의 눈치를 봐야 하고, 제주도는 제주시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긴박한 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제주시의 행정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제주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인구 50만 시대를 앞두고도 개혁의 의지가 없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박원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지적대로 제주시는 도(道)의 눈치만 보고 있고, 시장은 (개혁의)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그러나 특별자치도 시행으로 탄생한 행정시는 변한 게 별로 없이 주민자치만 후퇴했다. 더 이상 행정시를 유지하다가는 시정발전과 복지증진 모두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선의 방안은 비대한 제주시를 동제주시, 서제주시로 분리하는 것이다. 계속 행정시로 유지할 것인지, 기초단체로 부활할 것인지는 나중의 문제다. 기존 제주경찰서를 제주동부경찰서, 제주서부경찰서로 양분해 성공한 경험도 있다. 지레 어려운 일로 간주해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고 해선 안 된다. 아마도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제주시를 2개 시로 분리하자는 후보들의 선거공약이 많이 나올 것이다. 제주도와 제주시는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